(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에 머물 전망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에 주력 사업인 면세점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연초 원화 강세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5일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8031화면)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4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호텔신라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2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호텔신라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는 지난 3월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9.4% 급감했다. 앞서 지난달 1~19일 집계에서 중국인 관광객 감소율이 22%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열흘 사이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보복이 현실화된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며 "면세점 업계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3월부터 본격적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시작된 만큼 2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에 추가된 신규 면세사업자 증가에 따라 경쟁 심화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3월 중순 이후 가시화되고 있어 2분기에는 본격적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달러-원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1분기 달러-원 환율은 평균 1,152.60원으로 전분기보다 6.00원 떨어졌고 3월 말 달러-원 환율은 1,118.40원으로 3개월 사이 89.30원 하락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뛴 셈으로 달러 기준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면세점 입장에는 원화 강세가 실적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이와 같은 국내 시내 면세점의 환경 악화로 호텔신라는 해외시장 확대를 통한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미 호텔신라는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 가운데 15% 이상을 차지하며 지난해 해외에서 5천억원 규모 매출을 올려 국내 면세사업자 중에서는 해외 매출이 가장 많은 사업자다.

특히, 새롭게 일본과 홍콩 등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최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첵랍콕 국제공항은 지난해 기준 이용자가 7천50만명에 달하는 아시아의 주요 공항중 하나로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이어 '아시아 3대 공항'의 면세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 일본 도쿄 신주쿠의 다카시마야 타임스퀘어 11층에 '다카시마야 면세점 SHILLA&ANA'도 오픈할 예정이다.

작년 말 오픈한 푸껫 시내면세점과 이번에 새롭게 시작하는 일본, 홍콩 등에서 적극적인 사업확장을 통해 해외사업 부문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관련 영향과 원화 강세로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부진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사드 영향에서 점차 회복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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