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복합기업 HNA 그룹의 주가가 홍콩에서 급락했다 다시 반등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인 중국 투자회사 정취안(政泉)홀딩스의 지배주주 궈원구이(郭文貴)가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한 가운데 HNA 그룹이 관련 루머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2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NA 그룹의 홍콩 상장사인 해항실업그룹(영문명 HNA홀딩 그룹·00521.HK) 주가는 전날 홍콩증시에서 장중 한때 16.7%까지 하락했다. 이는 2015년 11월 18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날 주가는 15.19%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전 10시 58분 현재 HNA 주가는 8% 이상 올랐다. 장중 한때 주가는 9% 이상 상승했다.

지난 19일 궈원구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중국 당국이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은폐하려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의 부인 등이 하이난 항공 지분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취득했고, 시 주석이 이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난항공은 HNA 그룹 산하 항공사다.

현재 중국 당국은 궈원구이가 마젠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에게 약 6천만 위안(99억5천만 원)의 뇌물을 줬다는 혐의로 그를 공개 수배한 상태다.

UOB 케이 하이난의 한나 리 전략가는 "HNA의 주가는 궈 씨의 주장에 급락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NA그룹은 지난 몇 개월간 해외 기업 인수에 가장 활발한 중국 기업 중 하나였다.

회사는 지난 4개월간 홍콩의 공항 부지 4곳을 사들이는 데 272억 홍콩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달 초에는 싱가포르 물류업체 CWT 그룹을 14억 싱가포르달러에 사들였다.

HNA그룹은 중국 언론에 모든 인수는 "핵심사업에서 벌어들인 건전한 현금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 중국 당국이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에 제한을 가하는 상황에서 HNA그룹의 활발한 해외 자산 인수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샀다.

UOB의 리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HNA그룹이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공항 부지를 사들일 정도로 재정이 탄탄한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HNA그룹은 작년 전체 손실액이 2천190만 홍콩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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