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한국 보험사들이 듀레이션 미스매치를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텔라 잉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2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규 회계기준에 따라 경제적 자산과 부채에 대한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과 매칭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잉 연구원은 "한국 보험사들이 듀레이션 미스매치 및 이에 따른 금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산·부채 관리 및 투자전략을 도입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금융시장 충격에 대한 보험사의 지급 여력 및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한국과 유사한 보험시장 구조를 가진 대만을 사례로 언급했다.

대만 생명보험사들도 역마진 부담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적극적으로 해외투자를 늘려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대만 생보사들의 평균 해외 투자비중은 40~5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5%대의 해외투자 수익률을 유지하고 보증 부문을 낮춘 상품 개발을 통해 일부 생보사는 역마진을 해소하기도 했다.

잉 연구원은 "한국 생보사들의 해외투자 규모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말 12%로. 3년 전보다 7%포인트 늘었다"며 "대만과 비교하면 한국은 해외투자 부문에서 더 여력이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무디스는 IFRS17 시행으로 보험부채 평가에 시장금리를 적용해야 하는 만큼 준비금 적립이 증가해 한국 생보사의 자본 적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잉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회계상 자본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역마진 계약 보유가 큰 보험사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에 보험사들이 자본확충 압박을 받고 있어 많은 경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확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수익성이 약한 중소보험사의 경우 계약서비스마진이 더욱 명시적으로 인식되고 공시되면서 부진한 수익의 질이 노출될 수 있다"며 "IFRS17 도입에 상당한 자원을 할당해야 하며 조정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무디스는 IFRS17이 장기적으로 보험업의 구조개선 및 가치창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잉 연구원은 "보험상품에 내재한 옵션과 보증의 실제 경제적 비용을 더욱 충실하게 반영한 가격 산정과 상품 구성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생보사들은 단기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통한 외형성장보다는 마진이 높은 장기 보장성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IFRS17 시행 후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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