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뉴욕 금가격은 미국 달러화 약세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바탕으로 한 주식 매입세로 하락했다.

2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10.3달러(0.8%) 하락한 1,267.2달러에 마감됐다.

금가격은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큰 이변 없이 끝났고, 북한이 인민군 창건일에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대형 도발 없이 대체로 평온한 가운데 전일에 이어 계속 하락했다.

정책 불확실성이나 지정학적 위험은 금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달러화는 다음날 나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기대 속에서 엔화에는 오르고, 유로화에는 내렸다.

유로화는 지난 주말 프랑스 대통령 선거 이후 안도 랠리를 지속해 달러화에 상승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0.28% 하락한 98.62를 기록했다

여기에 뉴욕증시가 이날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상승세를 보인 것이 금 매도세를 심화했다. 나스닥 지수는 6,000선을 돌파하며 전일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데다 프랑스 대선에 대한 안도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기대 또한 시장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다른 지표는 혼조세를 보여 달러화 하락에 일조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주택가격이 경기 호조에 따른 주택구입 증가로 32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5.8% 각각 상승했다.

또한, 이날 미 상무부는 3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5.8% 증가한 연율 62만1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개월 연속 증가세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이다.

반면 3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콘퍼런스보드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20.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24.9에서 하락한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7.6%와 63.8% 반영했다.

일부 금거래 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나 북한 문제가 아직 위험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뱅크의 원자재 거래 총괄 류이치 이케미즈는 "투자자들이 아직 금을 매도하기보다는 보유하길 원한다"고 진단했다.

런던에 있는 샵스픽슬리의 CEO 로스 노만은 "위험자산 선호로 금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과 인도에서 실질 수요를 바탕으로 한 매입세가 금 가격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 분석결과는 별다른 지지 요인이 없다면 금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OANDA의 선임 애널리스트 제프리 할리는 "금가격은 현재 온스당 1,290달러와 1,296달러에 저항선이 형성되어 있다"며, "지난주에 이 저항선을 여러 번 깨지 못하고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지선은 1,265.5달러 정도이고 그 아래로는 200일 이동평균선인 1,254.8달러가 있다"며, "만일 금가격이 온스당 1,240달러 아래에서 마감한다면 더 큰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인상 압력과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으로 금가격이 추가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12개월 금가격 목표치는 온스당 1,250달러이다.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 규모는 지난 24일 기준 전일 대비 0.17% 증가한 860.17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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