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해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5bp 높은 2.33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1bp 상승한 1.275%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5bp 높은 2.983%에서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낙관론과 실적 호조로 나스닥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상향 돌파한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프랑스 대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위험 선호가 강해진 데다 트럼프가 전일 국경 장벽 설치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혀, 이번 주말 우려되는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업무 정지)을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또 26일 세제개편안 발표 기대도 작용한다며 이날 오후 260억달러 어치의 2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된 것도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RW프레스프리치는 "위험 선호가 지속하고 있다"며 "시장은 프랑스 대선 우려가 완화된 데다 트럼프가 정부 셧다운을 막겠다는 신호를 준 것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세제안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이 현행 35%에서 15%로 인하되고, 개인세율은 39.6%에서 33%로 낮추는 한편 중상층을 위한 최저한도 세율 폐지 등 정책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국가경제위원회(NEC) 게리 콘 위원장이 세제안 브리핑을 위해 의사당을 방문해, 하원의장 폴 라이언과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미치 맥코넬 의원 등과 회동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제 협상의 시작일 뿐이라고 보도했지만, 일부에서는 법인세율 15%는 많은 공화당 내 보수파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세율을 낮추는 것은 연방 정부의 세수를 2조 달러 가량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다른 지표는 혼조적이었다.

미즈호의 스티븐 리치우토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지표는 경제가 좁은 성장 궤도에 묶여있다는 우리의 견해와 일치한다며 당분간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재고 부족과 가격 상승이 수요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3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5.8% 증가한 연율 62만1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3개월 연속 증가세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이다. 지난해 7월에는 62만2천채로 2008년 초 이후 가장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전망치는 1.7% 감소한 58만2천채였다.

3월 신규 주택의 중간 판매 가격은 전월보다 7.5% 오르고, 전년보다 1.2% 상승한 31만5천200달러를 나타냈다.

3월 신규 주택재고는 전월의 5.4개월치에서 5.2개월로 줄었다.

지난 2월 미국의 주택가격이 경기 호조에 따른 주택구매 증가로 32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2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5.8% 각각 상승했다.

2월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4% 상승했고 전년비 5.9% 높아졌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WSJ이 집계한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에 대한 전문가 예상치는 전년비 5.8% 상승이었다.

2월 10대 도시 주택가격은 전월비 0.3%, 전년비 5.2% 각각 높아졌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인디시스의 데이비드 블리처 매니징 디렉터는 "부족한 재고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며 "주택구매 능력 지수가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에도 높은 주택가격 때문에 2012년 이래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 주택가격은 2012년 2월 최저치에서 평균 40% 이상 상승했지만 지난 2월 임금은 2012년 2월보다는 12%만 상승했다며 과열 우려를 제기했다.

4월 리치먼드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지난달의 7년 만에 최고치에서 내려섰지만 강한 확장세를 유지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4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22에서 20으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4에 불과했다. 22는 2010년 4월 이후 가장 높다.

제조업지수가 2개월 연속 20선 이상을 유지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리치먼드 연은은 고용 지수가 낮아졌지만, 전체적으로 낙관론은 유지됐다며 다수의 기업이 노동시간을 늘리고, 임금을 계속해서 높였다고 설명했다.

4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콘퍼런스보드는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8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120.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24.9에서 하락한 것이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22.2로 전망했다.

린 프랑코 콘퍼런스보드의 경제지표 부분 디렉터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 2달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낸 이후 내렸다"며 "그러나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국채 입찰 호조에도 매도세가 지속해 더 내렸다.

미 재무부는 260억달러 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연 1.280%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85배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8.9%로 최근 평균 42.4%를 웃돌았으며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11.4%를 나타냈다

전략가들은 미 재정정책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10년물 수익률이 2.6%에 도달하지는 못할 수 있다며 이번주 27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주목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개편안을 공개하고, 같은 날 상원 의원 전체를 백악관으로 초청해서 대북정책 브리핑을 하는 것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의 하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FTN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다음날 백악관 발표에 대한 실망이 있다면 위험자산 가격에 타격을 주고, 국채 수요를 다시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ECB가 경기 하강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할 것 같지 않다"며 "하지만 프랑스 대선의 '테일 리스크'가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갈 것 같으므로 ECB는 계속 기존 태도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그래서 중앙은행은 최소한 상황이 더 나아지고 있다고 인정해야만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베렌버그는 프랑스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승리는 유로존의 성장률을 높이고, ECB의 테이퍼링 가능성을 높인다며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7%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프랑스는 1.2%에서 1.4%로 높였다.

ING은행은 이번주 ECB 기자회견은 시장에 새로운 정보를 주기 보다는 아무 것도 언급하지 않을 것 같다며 지난 3월과 다른 점을 찾기 매우 어렵고 극도로 짧은 시간안에 끝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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