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에 찬성한 것은 최선이었다"며 "주어진 안 중에서 찬성 외에는 기금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26일 "가입자들을 생각할 때 기금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이번 판단의 기준이었다"며 "사나흘 전 직원이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제부터는 정부 계획대로 하나하나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찬성과 별개로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 분식회계 상황에서 발행된 회사채는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은 3천887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들고 있다.

강 본부장은 공석인 채권운용실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내부에서 발탁해 발령을 낼 것"이라며 "내부에도 채권 전문가가 많은 만큼 지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태일 전 채권운용실장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와 채무재조정을 마무리한 뒤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최근 사의 표명했다.

550조원 가량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7개의 실과 리스크관리센터로 구성돼 있는데, 현재 채권운용실장을 비롯해 3곳의 실장이 공석이다. 해외증권실장과 해외대체실장은 외부 채용이 진행 중이다.

강 본부장은 "지원자는 많은데 적임자가 없어서 고민이 있지만 늦어도 6월에는 이 자리들이 채워질 것"이라며 "막상 전주로 오니까 운용역들의 불안감은 줄었고 전주 근무를 희망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전주 이전 후 처음 실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외부 채용 경쟁률은 서울에 있을 때 비교해 줄어들지 않았다. 연봉 인상과 운용업계에서는 여전히 일해보고 싶은 곳 1위인 만큼 오히려 늘었다는 게 국민연금의 설명이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회사채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연금은 당초 계획대로 회사채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280조원에 달하는 국내 채권 가운데 회사채 투자 비중은 작년 말 기준으로 11.9%다.

강 본부장은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만큼, 회사채 한 종목이 그렇게 됐다고 해서 회사채 투자를 안 할 수가 없다"며 "채권 투자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투자 집행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가 2,200선에 육박, 6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활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은 확대보다는 유지로 방향을 잡고 있다. 이미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국민연금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미다.

그는 "국내 주식 투자는 늘리지 않는 쪽으로 잡고 있다"며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 집행은 하겠지만, 회수되는 규모를 고려하면 올해 순증 분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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