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은행의 매입을 겨냥해 출시됐던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 실종 상태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일본은행이 2015년 12월 금융완화 보완 조치로 투자와 임금 인상에 긍정적인 기업의 주식이 편입된 ETF(약칭 임금 인상 ETF)를 매년 3천억 엔 규모로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후 대형 운용사들이 관련 ETF를 대거 출시했지만 현재 거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신문은 시장이 일본은행에 너무 의존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임금 인상 ETF의 순자산 규모는 1천700억 엔으로 작년 12월부터 정체 상태다.

도카이도쿄조사센터의 스즈키 세이치 시장 애널리스트는 "3월 이후 일본은행이 임금 인상 ETF를 매입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문은 일본은행이 3월 1일 다이와증권투자신탁위탁이 운용하는 ETF를 약 450만 엔어치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를 마지막으로 매입은 제로를 이어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이 ETF를 모두 매입하면 주가 형성에 왜곡이 생기고 운용사는 리스크없이 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와 같은 규모까지 밖에 살 수 없다는 규정이 마련되면서 일본은행의 매입이 일찌감치 상한선에 도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와 임금 인상에 긍정적인 기업의 주가 성적이 반드시 좋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점도 거래량 실종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문은 실제 제일 먼저 상장된 임금 인상 ETF 두 종목의 성적이 닛케이 평균 주가를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ETF 대기업의 일본법인인 위즈덤트리재팬의 에스퍼 콜 최고경영자는 "일본은행의 보증만 있으면 개인 투자자들이 추종 매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투자자를 바보로 안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은행의 요구와 운용사의 기대로 임금 인상 ETF가 탄생했지만 '(일반) 투자자의 니즈'라는 중요한 관점이 결여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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