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0베이시스포인트(bp) 상승하면 국내 증권사의 이익이 1천억원 감소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오는 2018년말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해 말보다 2%포인트 오르는 시나리오에서는 증권사 이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리 빠르게 오르면 보험사의 RBC비율도 많게는 178%포인트까지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업계가 큰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점쳐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6일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개최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금융업종의 신용위험 전망' 세미나에서 이런 금융사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 증권사 채권 평가손 급증할 것

증권사의 경우 금리 상승기에 보유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수익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채권보유잔액은 175조원에 달했고, 헤지 후 평균 듀레이션은 0.57년으로 금리위험 노출액은 100조원 가량으로 계산됐다.

따라서 국고채 금리가 10bp 상승할 경우 증권사 채권평가손실 예상액은 991억 원에 달했다.

나신평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18년말까지 200bp 오르는 등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를 경우 증권사 세전 이익은 지난해 말 2조2천억원에서 올해 말에는 9천300억원으로 1조3천억원 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에는 1조원 가량으로 회복하고, 2019년에는 2조4천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가 2018년말까지 150bp 오르는 기본적 시나리오의 경우 세전 이익이 올해 말 1조3천억원 가량으로 줄어들고, 2018년 1조5천억, 2019년 2조5천억원의 세전 이익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상승기 순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금리가 상승한 이후 안정될 경우 채권 캐리 수익이 늘면서 이익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험사 매도가능 채권 평가익도 감소

보험사의 경우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산운용이익률이 개선되겠지만, 매도가능채권의 평가이익 감소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로 RBC 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고채 3년 금리가 200bp 오를 때 매도가능증권 비중이 60% 이상인 생명보험사(1그룹)의 경우 RBC비율이 지난해 말 281%에서 2018년말 102%로 178%p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도가능증권 비중이 30~50%인(2그룹) 경우 RBC 비율은 261%에서 146%로 116%p가량 떨어졌다.

국고채 금리가 150bp 오르는 시나리오에서는 1그룹 생보사의 RBC가 159%로, 2그룹은 18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나신평은 캐피탈사의 경우는 금리 상승 시 운용금리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조달 비용 부담은 확대되면서 자산수익률(ROA)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일부 캐피탈사는 ROA 마이너스 전환

금리가 200bp 오르는 시나리오에서 자동차금융 취급 비율이 60% 미만인 캐피탈사의 경우 2018년 ROA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금리가 150bp 오를 경우 ROA는 자동차금융 취급 비율과 유동성 차입비율 등에 따라 각 회사별로 지난해 말보다 0.3%p~1.1%p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카드사는 국고채 금리가 200bp 오를 경우 2018년 ROA는 0.82%로 올해 말보다 1.1%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고채 금리가 150bp 상승하는 경우 ROA는 0.57%p 내린 1.3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신평은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금융회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나신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18년 말까지 정책금리를 5차례 올리는 경우 국고채 3년물의 연평균 금리가 100bp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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