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기아자동차가 올해 1분기 세타2 엔진 리콜에 따라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기아차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2조8천439억원, 영업이익 3천828억원, 세전이익 7천673억원, 당기순이익 7천654억원을 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5%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39.6% 급감했다. 세전익과 순이익의 감소율도 각각 26.7%, 19%에 달한다.

기아차가 3천억원대의 영업익을 낸 것은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고서 처음이다.

세타2 엔진 리콜에 따른 충당금 설정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도 리콜에 따라 2천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회계에 반영했다.

내수 부진도 저조한 실적을 원인으로 꼽힌다. 기아차는 내수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1월과 3월 마이너스(-) 성장을 봤다. 2월도 0.1%에 그쳐 사실상 정체였다.

아울러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걸림돌이었다.

그동안 기아차의 순이익(지분법 이익)에 보탬이 된 중국 합자회사도 이번에는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 배치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시장에서 반한감정이 크게 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매세 축소까지 더해져 기아차의 중국시장의 판매 감소율은 전년 대비 35.6%에 달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니로의 신차 효과에도 볼륨 모델의 노후화에 따라 판매가 12.7% 줄었다.

반면 유럽에서는 승용차급의 판매 확대와 니로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산업수요 증가 폭인 8.3%를 크게 웃도는 13%의 성장률을 거뒀다.

매출원가율은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한 80.8%였다.

판매관리비 비율은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라 판촉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0.9%포인트 높아진 16.2%로 나타났다.

그 결과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2%포인트 내려간 3%로 집계됐다.

기아차는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차는 러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주요 신흥국 경기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만큼 현지에 전략 차종을 앞세워 이들 국가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 기아차의 러시아 판매는 작년보다 16.5% 증가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0.1%)을 크게 웃돌았다.

기아차는 내달 선보일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의 초기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 판매도 늘리는 가운데 브랜드 이미지도 높인다.

아울러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중국 전략형 소형 SUV 'K2 크로스'를 상반기 내 출시하고, 하반기에도 소형 SUV급 신차,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잇달아 내놓는다. 이런 고수익 차종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게 기아차의 구상이다.

니로는 지난 2월 미국에 선보이자마자 전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순위 4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고 있고, 유럽에서도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약 1만8천대 팔리는 등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PHEV 모델이 더해지면 글로벌 SUV 판매가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아차는 전망했다.

기아차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등 내실 경영을 더욱 강화해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할 계획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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