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연기금 등이 책임투자(Responsible Investment)를 확대하는 가운데 건설업계의 지속가능 경영 성적표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평가 결과는 건설사에 대한 연기금의 투자 결정에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책임투자는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 후 투자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투자 기법이다. 꾸준한 투자수익은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에서 비롯된다는 관점에 기초한다.

27일 사회책임투자 전문리서치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에서 책임투자로 운용되는 자산 규모는 작년 말 기준 7조원을 넘어섰다.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RI 위탁운용 규모는 지난 2006년 907억원에서 지난 2015년 말 6조8천5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우정사업본부도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기금 자산 일부를 책임투자형으로 운용하고 있다.

책임투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건설업계의 지속가능경영 성적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서스틴베스트가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5대 상장건설사(시공능력 기준)의 지속가능 경영을 평가한 결과, 이들의 평균 점수는 57점에 그쳤다.

GS건설이 74.81점으로 성적이 가장 우수했고, 현대건설(66.09점), 대우건설(65.31점)이 뒤를 이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50점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대림산업은 43.47점을 기록했고, 현대산업개발은 36.9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은행, 통신서비스 기업이 평균 80점대의 성적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다. 건설업에 속한 한미글로벌도 94.75점을 기록해 이 건설사들의 점수를 크게 웃돌았다.

5대 상장건설사는 주로 지배구조(G)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주총회, 주주가치 환원 등 주주 권리에 대한 보장이 미비해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영업실적 전망에 대한 공시를 소홀히 해 추가로 점수가 깎였다. 이사회 활동이 평균보다 저조했고, 이사 보수와 배당 증감률이 30% 이상을 기록한 점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림산업은 관계사 위험 측면에서 평가가 좋지 않았다. 관계사 관련 우발채무와 거래 등을 살핀 결과, 업종 평균보다 미흡했다고 서스틴베스트는 설명했다.

반면 GS건설은 주주총회일 기준 21일 이전에 안건 공고가 이뤄지는 등 주주 권리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고서를 5회 이상 발간한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경(E) 부문에서는 5대 상장건설사가 전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체로 산업 핵심이슈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고, 친환경 연구개발 프로세스를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책임투자 자산 규모, 출처:서스틴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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