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2017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 흐름에 변화가 예상되는 해입니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면서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양적완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도발을 대하는 주변국들의 대응은강경해지고 있습니다.지정학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를강화해전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은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 트레이딩룸의 긴장도도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투자 전략 변경은 물론 리스크 관리에 대한 비중도 높이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주요 시중은행 트레이딩부장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대응 전략을 들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올해는 미국 금리 인상과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박형우 우리은행 트레이딩부장은 2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4년 우리은행에 입행한 그는 트레이딩룸에서 주식 투자를 막 시작했던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주식과 옵션 분야에서 파생트레이더로 활약했다.

2년 여 서초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2월 트레이딩부장으로 복귀했다. 12년 넘게 경험을 쌓은 우리은행 트레이딩룸의 베테랑 트레이더다.

금융위기를 겪는 동안 옵션 트레이딩을 통해 변동성 거래도 활발히 했다. 그 덕분에 박 부장은 특히 가격 '변동성'에 주목한다.

그는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지면 돈을 벌 기회는 많아지지만 시장은 그만큼 리스크회피로 위축되는 부작용이 있어 돌발변수나 위기 상황이 마냥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올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 유럽 대선 이슈, 중동과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잇따르면서 변동성 관리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은 더욱 중요해졌다.

주식, 금리, 환율의 변동성이 어느 정도로 커지는지를 살피고, 그에 따른 헤지 상품을 내놓아 판매 채널을 다양화시키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음은 박형우 부장과의 일문 일답.

-- 우리은행 트레이딩룸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은행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원과 위안-원 시장 점유율이 상위권인 메이저 은행이다. 시중은행들이 합병과 인사이동을 통한 인력교체, 정책 변경에 따라 점유율이 들쑥날쑥할 때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외환시장 발전에 기여해왔다. 주채무 계열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기관 등의 외환파생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영업현장과 연계한 시스템이 잘돼 있다. 영업점에서 고객 니즈를 캐치하면 트레이딩부와 영업점이 동반 섭외를 추진해 고객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려 한다. 직원들이 정규직이지만 금리스와프와 FX스와프 등에서도 2년 이상의 숙련 경험을 갖춘 트레이더들이다. 마케터도 경험이 많다. 리스크관리와 심사 등 본부 부서와의 협조 체계와 팀간 협업도 잘된다.

-- 주식 쪽 트레이딩을 주로 하셨는데

▲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쪽 사업을 꾸리던 지난 2003년도에 트레이더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주식, 옵션을 주로 거래하다보니 가격 방향만큼 변동폭에 관심이 많다. 다른 시장을 볼 때도 변동성 비교를 많이 한다. 특히 최근 환율이 움직이는 폭이 많이 확대됐다. 보통 금리가 5~6%, 환이 9~10%, 주식이 20% 정도인데 요즘 주식 변동성은 축소되는 반면 환율 변동성은 커지는 것 같다.

-- 오랜 트레이딩룸 경험이 도움이 되나

▲처음 트레이딩룸에서 근무할 때 맥쿼리와 주식 관련 업무 제휴를 맺고 업무를 약 6년간 함께 한 적이 있다. 당시 맥쿼리는 시중은행들에 금리파생, 주식, 인프라 등을 분산해서 운영했는데 그 때 ELS, 자금시장 분야를 담당했다. 한국에서는 거의 없던 분야였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ELS가 증권으로 인정받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또 리스크 관리, 신상품 비즈니스 하면서 인적자원이나 각종 업무를 많이 배웠다. 인력 셋업하는 방법, 리스크 한도를 어떤 식으로 하는지 등등 비싼 비용 주고 배운 것이다. 새롭게 투자를 해본 경험이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요즘 관심있게 보는 것은

▲당장은 미국 금리 향방을 본다. 거기에 따른 국내 대응, 다른 경제적 요인과 환율 관계도 많이 본다.

--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은

▲영업점 상품을 가급적 단순하게 가져가려 한다. 고객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FX쪽은 간단한 선물환, 간단한 구조의 통화옵션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더 많은 고객들이 상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단순한 구조로 된 상품을 마련한다. 판매채널을 다양화해야 해서 수익을 늘리고자 한다

금리 상승에 대비해 금리를 고정시키려는 요구가 있다. 금리 스와프를 통해 많이 하고 있다. 통화 옵션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옵션 쪽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LS 관련 주식옵션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 어느 한 상품이 계속 가는 경우는 없다. 시장상황에 맞춰 다양한 상품들을 다뤄보려 한다.

동남아 중심의 아시아 진출에 대비한 외환·파생상품 세일즈와 트레이딩도 준비하고 있다.

-- 자산시장의 관심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금리가 상승한다고 보면 채권은 최근 몇년간의 강세장은 끝나가는 것으로 본다. 유동성 확보 목적, 보험사들 자산부채 매치시키는 부분 등은 있지만 매매로 인한 채권 투자는 지금은 아닌듯하다. 지나지 않았나 한다.

주식에 대한 방향성 거래는 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 은행은 이제 메인 플레이어가 아니다. 이미 주식, 채권 방향성 거래는 운용사들이 메인 플레이어다. 은행은 헤지 부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 해외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생각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해외로 나가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연기금, 보험사 등이 장기 운용을 해야 하는데 국내는 10년물 금리가 2%대여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중국 주식시장도 상하이 등에 두루 투자할 수 있다. 보험사 사모펀드도 해외투자를 많이 한다. 투자 원금은 물론 배당, 이자 등 캐시플로를 헤지하는데 FX스와프나 CRS등으로 하니까 은행에 또다른 수익 기회가 될 것이다. 해외 대체투자, 해외펀드가 많이 증가했다. 직접 투자는 하지 않는 대신 리스크 헤지에 금리 변동, 환율변동 리스크 헤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 새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를 어떻게 보나

▲국정 공백 상태나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적었다. 지금은 오히려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다.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글로벌 매크로, 국내 매크로 상황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올린 게 의미가 크다. 중국도 1분기 성장률이 좋았고, 미국도 3월 금리인상했고, 유럽도 상황이 괜찮다. 지금은 경기 살아나는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 정치적 리스크는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북핵 이슈가 계속되고 있어 일정한 긴장과 완화가 반복될 것으로 본다. 제일 민감한 시기가 4월, 9월 등이다.

-- FX투자에 대한 대응은

▲마음같아서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고싶지만 사실 FX거래는 제약이 많다. 이종통화를 늘리는 것도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해외 지점 등이 있는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시아권 통화 투자를 먼저 하려고 한다.

-- 개인적인 투자 원칙이 있다면

▲주식은 하지 말자(웃음). 개인적으로 아는 것만 하자는 원칙을 갖고 있다. 묻지마 투자는 하지 않는다. 어떻게 다루는지, 구조적인 리스크와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아야 거래한다. 모르고 하면 무조건 손실나게 돼 있다.

-- 변화가 많은 시기에 리스크관리는

▲예기치 않은 시장의 변동성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정치, 지정학적리스크, 펀더멘털 이슈 외에도 돌발변수가 많은데 어느 시기를 잘라서 대응하기는 어렵다. 경기 좋아지고, 회복 기미가 보이더라도 트레이딩하기 편해진 정도일 뿐, 다양한 상품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데 의미를 두려 한다. 리스크관리는 계속돼야 한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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