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서울채권시장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경기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평가와 함께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적 선순환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기에 아직은 이르다는 정부의 진단도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전기대비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0.9% 성장한 이후 최고치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7% 성장했다.

한은은 설비투자와 수출, 건설투자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평가하면서 올해 남은 기간동안 산술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이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직전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성장 흐름을 반영해 조정한 것이다.

일부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넘어 호조를 보인 것을 고려할 때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저효과 요인을 고려할 때 성장률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역시 '낙관은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회복에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가 지속하고, 소비 및 투자심리도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경기가) 장기간의 위축에서 벗어나 확장적 선순환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장담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내수는 여전히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도 성장률 호조를 경계하는 요인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가 1분기 서비스업에 직격탄이 되면서 내수 불확실성이 커졌다.

1분기 민간소비는 0.4% 상승했다. 서비스업은 전기대비 0.1% 성장에 그쳐 2009년 1분기 이후 32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도 성장률 호조를 가격에 반영하기에는 아직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채권 가격이 경기펀더멘털을 반영하기 보다는 대내외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적인 확장 기조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수출이 반등하면서 성장률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최근의 경기 회복 흐름을 채권 가격에 반영하기에는 아직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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