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다. 지난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뒤 지난달 말에는 4개의 헤지펀드를 추가로 설정하며 단번에 운용규모 1조원 회사에 다가섰다. 최근 4년간 1위를 고수하던 삼성자산운용은 신생사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타임폴리오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20억원 이상의 자산가 VIP 고객이 주를 이루는 곳이다.

회사를 이끄는 황성환 대표가 지난 2003년 설정한 펀드가 계속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는 입소문 등은 꾸준히 자산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지난해 5월 설정한 펀드들이 이달 중순 기준 연환산 수익률 5~9%대에 이르며 다른 한국형 헤지펀드 수익률 평균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타임폴리오의 높은 수익률에 대해 업계는 다소 독특한 운용 시스템의 장점이 발휘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최근 몇몇 타 운용사가 타임폴리오를 찾아 운용 시스템을 견학하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황성환 대표가 가동 중인 멀티 매니저 시스템은 한 개의 펀드를 한 명의 매니저가 맡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여러 명의 매니저가 한 개의 펀드를 같이 운용하면서도 하루 단위로 매니저 개인의 수익률을 펀드 수익률과는 별개로 즉각적으로 산출해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펀드에서 한 명의 매니저가 삼성전자를 매도했지만 다른 매니저는 매수했을 경우, 실제 네팅(netting) 과정을 거쳐 차액만 매매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개별 매니저의 별도 수익률도 산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멀티 매니저 시스템이 한 개의 펀드에 여러 명의 매니저가 위험을 분산하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매니저들 개인의 수익률이 따로 산정되니 내부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설명했다.

황성환 대표는 개별 수익률이 높은 매니저의 투자 한도를 높여주고, 그렇지 않은 매니저의 경우 투자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체 운용 여건을 관할한다.

업계에서는 투자 쏠림을 방지하면서도 개별 매니저의 운용 평가를 철저하게 가져가는 성과 보상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타임폴리오가 돌풍을 일으키며 해당 운용 시스템 등을 차용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는 국면에서 고액 자산가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어느 정도 맞춰줄 수 있느냐가 타임폴리오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증권부 권용욱 기자)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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