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초대형 투자은행(IB)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KB증권은 폭넓은 기업 커버리지(Coverage)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의 연계로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업계에서 가장 폭넓은 커버리지를 갖고 있는 만큼 기업여신부문에서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김성현 KB증권 IB 부사장은 28일 "KB금융그룹 증권사로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폭넓은 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연계하여 대기업은 파트너십과 RM, 중견·중소기업은 기업투자금융(CIB) 복합점포를 통해 폭넓은 투자자산 소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면 KB증권은 약 2조원 가량의 어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은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하고, 일부는 만기 미스매칭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자산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는 제도 시행 초기인만큼 기업금융자산에 약 1조원 가량을 투자할 생각"이라며 "기업금융 50% 의무비율을 고려하면서 조달하고, 그 외 규제에 맞춰 업무를 영위할 것이다. 주로 기업금융 자산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지만 투자배분에 대한 구체적인 비율은 초기 조달과 투자상황을 보면서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 부동산투자에 대해서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안정적 수익 확보가 어렵다는 증권사들의 요구를 수용해 당초 조달자금의 10%로 제한했던 초대형 IB의 부동산 관련 투자 한도를 30%로 늘리기로 했다.

그는 "부동산 투자는 증권사별 정책 목표 및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대응할 것"이라며 "KB증권은 현재 부동산투자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저변을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부동산 투자한도 확대가 긍정적일 수 있겠지만 리스크를 감안하면 부동산투자를 활발히 하는 특정 증권사에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발행어음 만기 미스매칭을 막기 위해서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된 자금의 일정부분은 유동성자산으로 운용해 고객의 출금에 대응할 계획이다.

그는 "투자 시 고수익만 추구하기보다 만기 1년 이내 목표 자산비율 수립 등 조달 금액과의 만기를 고려해 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부사장은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초대형 IB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기업금융 관련 별도의 신용공여 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신용공여 한도가 100%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초대형 IB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라며 "소매부문의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를 늘릴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기업금융 관련 별도의 신용공여 한도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출범후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업금융과 부동산 금융부문의 선전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 638억원을 올리며 업계 상위권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기업금융, 부동산금융 뿐만 아니라 판교 알파리움빌딩과 목포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업 등의 대체투자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이 나고 있다. 특정 딜의 성공보다는 IB부문 수익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 좋은 실적을 이끈 견인차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도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과 대체투자 확대를 통해 IB부문의 수익 다변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특히 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SOC 리파이낸싱 시 자산유동화증권(ABS) 구조화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물류센터 등 실물 대체투자 확대하고, 기술·신산업분야 투자와 제일홀딩스 등 대형 IPO도 성공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