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등 사실상 오너일가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이 1년 사이에 63% 급증했다. 제일홀딩스가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뒤 주식분할을 한 결과다. 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의 지주사로,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한국썸벧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1년 사이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015년 말 김 회장과 한국썸벧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이 각각 8.14%와 7.35%였으나, 작년 말 기준으로 김 회장과 한국썸벧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이 각각 41.78%와 37.14%로 상승했다. 1년 동안 주요 주주의 제일홀딩스 합산 지분율이 15.49%에서 78.92%로 증가한 셈이다.

하림그룹은 '김준영씨(김 회장의 아들)→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되어 있다. 그룹 내에서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하림그룹의 지배구조가 옥상옥(屋上屋) 구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김준영씨가 올품 지분 100%를 갖고 있고, 올품은 한국썸벧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과 한국썸벧은 제일홀딩스 지분 78.92%를 들고 있고, 제일홀딩스는 하림홀딩스의 최대 주주(68.09%)다.

김홍국 회장과 한국썸벧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이 63.43% 상승하면서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 이처럼 오너 일가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이 크게 오른 것은 제일홀딩스가 지난해 말 자본감소와 주식분할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제일홀딩스는 지난해 11월 1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감소와 주식분할을 하기로 결의했다. 먼저 보통주 508만8천731주 중 408만1천991주를 무상으로 소각했다. 자사주인 408만1천991주만 무상으로 소각해 김홍국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주식 보유량은 변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본감소 과정에서 김홍국 회장과 한국썸벧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이 상승했다.

이후 제일홀딩스는 액면가 5천원의 보통주 1주를 액면가 100원의 보통주 50주로 분할하는 주식분할을 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가 50배 증가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자사주를 소각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보면 주식분할 이후 오너 일가가 일부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지분을 얼마에 매입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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