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측 "'금호' 사용 불허" 공식화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최진우 기자 = '금호' 상표권 논쟁이 결국 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싸고 마지막 변수로 등장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에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등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계 기업인 더블스타가 금호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박 회장은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금호타이어에 대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며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소유인 금호 상표권의 사용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블스타와의 인수계약은 자연스레 무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채권단이 상표권 소유자인 금호산업의 허락 없이 상표권을 최대 20년까지 현행 요율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지는 더블스타가 원하면 언제든지 가능한 조건을 넣는 것은 비상식적인 계약"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들은 "채권단의 요청이 있으면 협의를 할 것이고, 합의가 안 되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를 의식한 듯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상표권 문제와 관련해 분주한 모양새다.

실제로 산은은 지난 25일 금호타이어에 더블스타와 매각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면서, 주식매매계약(SPA) 종결을 위해 금호타이어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산은도 금호타이어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상표권 문제가 일단락돼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종결될 때까지는 금호타이어 경영진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궁극적으로 금호산업이 금호에 대한 상표권을 수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삼구 회장이 나서서 '금호' 상표권 사용 불허를 언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호산업은 지난해 41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금호 상표권 사용료만 60억원을 수령했다. 영업이익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상표권 사용문제를 놓고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IB업계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마지막 카드로 상표권 문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했다. 상표권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자체도 무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의 산은에 대한 차입금 의존도 등을 고려할 때 상표권 논란이 매매 계약 파기로까지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없지는 않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차입금을 포함해 산은에 총 8천억원에 달하는 여신이 있다"며 "채권단의 의지와 별개로 여신부담이 큰 상황에서는 채권단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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