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1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물가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돼 엔화에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8일 오후 4시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41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휴장 가격인 111.17엔보다 0.24엔(0.21%)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9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76달러보다 0.0016달러(0.14%)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39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93엔보다 0.46엔(0.37%) 올랐다.

달러화는 1분기 GDP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지수가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보인 데다 고용비용지수가 예상을 웃돈 것에 더 반응해, 엔화에 상승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1분기 GDP 부진이 일시적일 것으로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웨스턴유니언의 조 마님보 전략가는 시장은 경제 기저의 건강함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우리는 1분기 GDP가 상당히 약할 것이라는 경고를 많이 받았지만,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아주 낮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크스는 대신에 "고용비용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하루 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올해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8일의 0.5%에 이어 0.2%로 다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올해 1분기(2017년 1~3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약한 소비지출 탓에 월가 예상을 밑돌았다.

미 상무부는 1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계절 조정치)가 연율 0.7%라고 발표했다. 이는 2014년 초 이후 가장 약한 성장률이다.

WSJ 조사치는 1.0%이었다.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2.1%는 수정되지 않았다.

1분기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0.3% 증가에 불과했다. 이는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작다.

미국인들은 자동차, 냉장고 같은 소비를 줄인 데다 따듯한 날씨로 난방에도 적은 돈을 지출했다. 또 물가가 오른 것도 소비에 악영향을 줬다.

경제학자들은 통상 1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올해 초는 따뜻한 날씨로 유틸리티 생산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1분기 물가는 급등했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율 2.4%였다. 2011년 봄 이후 최고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연율 2.0%였다.

또 지난 1분기 미국의 고용비용이 임금과 수당 증가로 2007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1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8%(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0.6%를 웃돈 것으로 2007년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1분기 고용비용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임금은 0.8% 상승했다.

1분기 고용비용지수는 전년비 2.4% 올랐다. 이는 2015년 초 이후 최고치다.

이후 호조를 보인 지표가 발표됐지만, 북한 문제를 둘러싼 각국 외교장관의 발언이 쏟아진 데다 월말을 맞아 포지션 정리성 거래가 나타나면서 달러화의 대엔화 상승은 제한됐다.

4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시장 예상치와 예비치를 모두 밑돌았지만, 전월 대비 올랐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 96.9에서 97.0으로 높아졌다. 앞선 예비치는 98.0이었다. WSJ 조사치는 97.9였다.

4월 기대지수는 전달 86.5에서 87.0으로 상승했다. 4월 현재 여건 지수는 전달 113.2에서 112.7로 낮아졌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5%로 전달과 같았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도 2.4%로 전달에서 변동이 없었다.

4월 미국 중서부 지방의 제조업 활동이 호조세를 이어갔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4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7.7에서 58.3으로 올랐다.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다.

WSJ의 집계치는 56.4였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유로화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 압력 증가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변화 기대가 커져 달러화에 상승했다.

유로존의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가 에너지 가격 상승 덕분에 전년대비 1.9% 상승했다고 유럽연합(EU) 통계당국 유로스타트가 발표했다.

이는 WSJ의 전문가 조사치인 1.8%와 3월 상승률인 1.5%를 웃도는 결과다.

이로써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다시 한 번 ECB의 물가 관리 목표치는 2%에 바짝 다가섰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해 3월 수치인 0.8%를 상회했다.

BK자산운용은 유로존 물가 지표는 ECB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며 ECB는 추가 통화완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물가 압력이 부진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최근 물가 지표는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가 아니며, 북한 주민들을 위협하거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며 '평화적인 비핵화'에 방점을 찍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과 관계를 맺은 제3자와 단체에 제재를 적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기업과 금융기관이 주된 대상인 '세컨더리 제재'를 즉각 이행할 의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을 거론하면서 "무력 사용은 해결책이 아니며,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반대했다.

러시아 또한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 경고음을 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이날 미 연방정부의 임시폐쇄(셧다운, Shutdown) 가능성이 없어진 가운데 옆으로 기는 장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 상원과 하원이 이날 1주일 시한의 임시 자금 조달 법안을 통과시켜 연방정부의 부분 임시폐쇄(셧다운, shutdown) 가능성을 막았다.

미 정부는 이 법안의 통과로 5월 5일까지 의회가 예산 합의안을 논의할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현행 예산안은 28일 토요일 오전 12:01에 마감될 예정이었다.

외환 전략가들은 다음 주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발표될 4월 고용지표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줄 것으로 진단했다.

5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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