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미래에셋증권은 정부의 2015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된 해외투자 활성화 대책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기조적인 상승을 이끌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정부의 해외투자활성화 대책의 도입 취지는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지속에 따른 원화 절상 압력 완화"라며 "하지만, 일각의 기대처럼 이 대책이 달러화의 기조적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희찬 연구원은 현 수준에서 원화가 더 약세를 나타내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1,150원 이상이나 1,200원에 근접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달러화의 상승이 기업이익 전망 개선으로 이어지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로 연결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07년에도 비과세 해외주식 펀드 등을 도입했지만, 당시에는 원화가 적정 수준 대비 상당부분 고평가됐던 상황"이라며 "현재 달러 당 1,100원대의 환율에서는 원화가 고평가됐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위적 수단에 따른 원화 약세는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또 박 연구원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도 원화 강세가 억제되는 것은 채권 투자금과 예금의 해외 유출액 증가 때문이며, 관련 자금의 해외 순유출은 내국인이 주도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이 국내에 넣어뒀던 자금을 적극적으로 빼는 상황은 아니며, 낮아지는 금리와 기대 수익률로 내국인이 해외 자산 비중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희찬 연구원은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올해 하반기 중 1,100원 내외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리스 관련 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원화는 달러나 엔화 대비 상대적인 약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그리스 사태의 파국을 예상하지 않는 만큼 환율 방향성 결정 요인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추가 확대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치 변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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