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KB증권 노조가 지난 주말 일본 군함도를 찾았다. '역사 바로알기'의 일환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들이 강제징용 당했던 역사적 현장을 탐방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노동조합과 노조원 일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전일까지 약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군함도를 다녀왔다.

'역사 바로알기' 행사의 일환으로, 과거 현대증권 시절부터 시작해 벌써 10여년째다. 중간 현대증권 매각 이슈 등으로 잠시 중단됐지만, 올해 KB금융지주에 인수되며 KB증권으로 첫 출범하고 나서도 이번 행사는 계속하게 됐다.

KB증권 노조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 중 시간 되는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이번 주말 일본 군함도에 간다"며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들을 탄광 노동자로 데리고 갔던 곳이다.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업무에 지친 조합원들의 피로를 풀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군함도는 나가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이다. 하시마섬이란 공식명칭보다 섬의 모양이 군함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 군함도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국내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징용했던 섬으로 더 유명하다. 미쓰비시그룹은 19세기 후반 군함도에서 탄광사업을 했는데, 일제는 1940년대에 조선인들을 징용해 석탄 채굴 작업에 강제 동원했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무자비한 노역 등으로 약 120여명이 숨지며 '지옥도'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런 가슴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군함도가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국내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일제강점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역사를 알리고자 하는 움직임도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섬을 배경으로 영화배우 송중기가 주연을 맡은 '군함도'라는 영화도 만들어져 곧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명의 조선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동북아평화연대도 "군함도는 조선인들이 혹사에 시달리다 처참하게 숨져간 생지옥과 같은 곳이었는데도 일본은 이를 외면한 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역사의 진실을 바로 잡고 미래 세대에 평화를 가져오는 길을 모색하자"며 군함도 역사특강·현장 탐방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KB증권 노조가 군함도를 찾은 것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화 개봉 등을 앞두고 요새 군함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KB증권에서 군함도를 방문한 것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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