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금융당국 수장을 포함한 금융권 핵심 인사들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과 국회 일정 등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예상외로 인사 폭이 커지면서 '인사태풍'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새로운 내각이 출범하면 사실상 임기를 마치게 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금융위원장은 후보 검증과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는 절차를 고려했을 때 빨라야 내달 중순 이후에나 취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차관급 인사가 먼저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사실상 장관급 인사의 교체가 유력한 만큼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관급 인사가 대행 체제로 각 부처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진 이렇다 할 차기 금융당국 수장급 인사 하마평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차기 금융위원장의 경우 차관급을 지낸 금융전문가가 거론되겠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와 호흡을 맞춘 인사는 임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 때문이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됐을 때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이석준 국무조정실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차기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 혼란을 야기한 최순실 사태 이후 고위 관료급 인사 중 차기 정부와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긴 힘들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참여한 인사 중에서는 김상조 한성대학교 교수와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도가 손꼽힌다.

특히 김 교수는 그간 금융당국이 추진해 온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기업 구조조정 관련 이슈에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일각에선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의 금융위원장 행을 유력하게 내다보기도 한다. 가계부채와 기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쉽고, 금융당국은 물론 기재부 내부 사정에 정통해 신임 부총리와 손발을 맞추기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금융감독원장의 교체는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올해 11월까지인 진웅섭 원장의 임기에 여유가 있는 데다, 감독체계 개편이란 큰 이슈가 자리하고 있어 쉽게 원장 인사를 내는 데 무리가 있어서다.

금감원장 역시 서태종 수석부원장의 승진 인사 가능성을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기재부나 금융위 내 행정고시 29~31회 인물의 발탁 인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다만 금감원장과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금융위 장ㆍ차관급 인사가 결정된 이후 뚜렷한 후보군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수장의 임기 만료가 예정된 공공 금융기관 사이에서도 인사 태풍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선 올해 10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11월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임기도 내년 5월 까지다.

민간 금융회사지만 금융당국과의 정책 공조가 많은 SGI서울보증보험의 사장 인선 역시 관심사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3월 최종구 전 사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두 달이 지나도록 후임 선정을 위한 절차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정부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자리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보증보험은 김상택 전무를 일시 대표이사로 선임해 사실상 직무대행 체재를 이어가고 있다.

수협은행 역시 2개월 넘게 수장이 공석인 금융회사 중 한 곳이다.

앞서 수협은행은 9차례에 걸쳐 행장추천위원회를 열었지만, 정부와 수협중앙회 측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현재 수협은행은 권재철 수석부행장을 '일시 행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4월 이후 임기가 만료된 민간 금융회사나 협회, 기관의 인사는 사실상 올스톱인 상황"이라며 "조직을 위해서라도 새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를 선임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첨예하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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