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최대 식품회사 CJ제일제당의 해외사업 자산규모가 10년 사이에 6배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이 내수업종인 식음료산업의 성장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CJ제일제당, 해외사업 자산 10년 새 6배 증가

12일 한국기업평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해외법인 자산규모는 2006년 말 약 8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약 5조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사업 매출규모는 작년 기준 3조9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CJ제일제당 연결 매출의 46%에 해당한다. 해외 자산과 매출 규모에서 물류사업을 맡은 CJ대한통운은 제외됐다. CJ제일제당의 음식료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식품(소재식품·가공식품), 생명공학(바이오·제약), 생물자원(사료·축산), 물류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사업 비중이 커진 것은 CJ제일제당이 내수업종인 식음료산업의 성장성 둔화를 이겨내기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식음료산업은 경제성장률과 인구증가율이 하락하고 소재식품·제과·빙과·가공식품 등에서 과점구조가 정착되면서 2000년대 이후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됐다.

식음료산업의 성장세 둔화는 음식료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 주요 음식료업체 12곳의 합산 영업이익률(별도기준)은 지난 2000년 6.6%에서 작년 5.2%로 하락했다. 주요 업체 12곳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부분 제외), 롯데푸드, 오뚜기, 빙그레, 대상, 동원F&B, 풀무원식품, 크라운제과, 해태제과식품, 대한제당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30여년 가까이 바이오부문(라이신·메치오닌 등)과 생물자원부문(사료생산·축산업)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했다.

올해 초에는 식품부문의 해외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2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러시아와 독일, 베트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투자확대를 동력으로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연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 중에서 7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CJ제일제당, 재무항목 A급→BBB급

문제는 CJ제일제당의 해외사업 투자가 지속되면서 재무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CJ제일제당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사업에 투자한 규모는 약 5조9천억원이다. 투자 규모는 해외법인 지분투자액과 시설투자를 합한 금액이다.

특히 2012~2013년 약 2조6천억원의 해외투자가 집중됐다. 2011년 미국과 말레이시아 바이오법인 설립 이후 본격적인 투자가 집행된 데다 중국 요성·심양 라이신 공장에서 대규모 증설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이 2011년 말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대한통운 지분 인수에 약 9천554억원을 투자했고, 대한통운 차입금 약 8천400억원이 CJ제일제당 연결기준으로 편입됐다.

그 여파로 CJ제일제당의 재무부담이 커졌다. CJ제일제당 연결기준 차입금은 2010년 말 1조9천억원에서 2013년 말 5조9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125%에서 227%로,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는 2.3배에서 7.3배로 악화됐다.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의 차입금도 2010년 말 약 6천억원에서 작년 말 약 2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차입금의 33%에 해당한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재무항목은 2011~2012년 A급으로 평가됐으나 2013년 이후로는 BBB급으로 하락했다"며 "대규모 해외투자와 대한통운 인수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CJ제일제당의 해외사업 투자 부담은 현재까지 CJ제일제당의 재무안정성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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