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황금연휴와 장미대선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을 보류했던 기업들이 최근 국고채 금리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내달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데다 재정확대에 초점을 맞춘 새 정부의 정책 기조로 인해 국내 금리 또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국고채 금리를 벤치마크로 신용 스프레드와 수요예측 결과를 합산해 결정된다. 이렇다 보니 자금조달을 추진 중인 기업들 사이에서는 향후 이자비용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대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12일 "연휴 이후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자금조달 비용 상승은 불가피해졌다"며 "향후 국고채 금리의 방향성과 변화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1.65% 수준을 나타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1.732% 수준으로 올랐다. 전일 1.725% 수준으로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점치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같은기간 국고채 5년물은 '1.826%→1.952%'로, 10년물은 '2.167%→2.307%'로 각각 상승했다.

이렇다 보니 회사채 발행 준비에 돌입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날 수요예측을 실시하는 LG화학(5천억원 규모)을 시작으로 호텔신라(2천억원)와 롯데렌탈(2천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2천억원), LG하우시스(1천500억원), LS산전(800억원) 등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을 준비 중이다.

신용등급이 'AA+'로 최고 수준인 LG화학의 경우 지난달 말 3년물 개별민평금리가 1.981% 수준이었지만, 최근 2.038%로 5bp가량 올랐다.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발행 스프레드(가산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경우, 1%대 발행에 실패할 가능성도 생긴 셈이다. 그간 많은 AA급 기업들이 3년물 발행금리를 1%대에서 확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고채 레벨이 오른데 더해 향후 변동성이 강화할 경우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요예측을 통한 금리절감도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 A급 이하의 회사채의 발행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손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낮은 A급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간 AA급에 비해 A급의 신용 스프레드가 상대적으로 덜 축소됐던 것도 투자자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다"고 평가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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