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게임업계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양극화 현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업계 1·2위 기업인 넥슨과 넷마블게임즈만 선전했을 뿐 중견 게임사들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1분기에 매출 747억9천200만엔(약 7천570억원), 영업이익 397억6천200만엔(약 4천24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자체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최대 실적을 이끈 효자 게임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던전앤파이터'다. 지난 1월 춘절 맞이 업데이트 이후 3월까지 호실적이 이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넷마블게임즈는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출 규모에서 업계 1위인 넥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제시한 넷마블의 1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천억~8천300억원, 2천500억~2천700억원 수준이다.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고, 올해 초 인수를 마무리한 미국 게임사 카밤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넥슨을 위협하고 있다.

넷마블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3조7천263억원에 달했다. 엔씨소프트(7조6천971억원)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 자리도 꿰찼다.





넥슨, 넷마블과 함께 업계 '빅3'로 꼽히는 엔씨소프트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천395억원, 304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6%, 59.8% 감소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란 평가가 우세하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으로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1분기 인건비는 1천32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4위인 NHN엔터테인먼트는 1분기에 매출 2천267억원과 영업이익 92억원을 올리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4.1%로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떨어지는 등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인 게임빌과 컴투스도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냈다.

게임빌은 1분기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줄어든 286억원에 그쳤다.

컴투스는 1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16% 감소한 영업이익 501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1천2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중견 게임사 웹젠과 네오위즈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에 빠져 있다. 그나마 위메이드와 더블유게임즈가 1분기에 선방한 중견 게임사로 꼽힌다.

게임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실적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게임 산업은 점차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대형 게임 개발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신작 경쟁과 인수·합병(M&A) 등이 상위 기업들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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