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1일 서울채권시장은 잭슨홀 연례회동을 하루 앞두고 관망 심리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7월 광공업생산이 전년 같은 달보다 0.3%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부진했으나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점에서 큰 모멘텀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위아래 등락폭이 크지 않은 횡보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온통 잭슨홀이다. 잭슨홀 이벤트에 전 세계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간밤에는 잭슨홀 연설에 대한 회의론이 부상하면서 미국 주가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국채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받아 추가로 하락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 수급 여건도 양호한 편이다. 외국인의 현물채권 매도 경계감은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국채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연일 세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 사흘간 1만8천계약 넘게 순매수했다.

국고채 30년물 입찰 열풍에 이어 장기 공사채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는 등 시장 안팎의 대기 수요는 워낙 풍부한 상황이다. 채권시장 강세기조가 꺾일 조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문제는 레벨 부담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수준까지 내려왔고 3년과 5년 등 주요 구간 금리도 사상 최저치에 육박한 상태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결정적인 모멘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 레벨을 깨고 내려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잭슨홀 이벤트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지만, 서울채권시장 입장에서는 '꽃놀이 패'나 다름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차 양적완화를 시사하는 등 시장 기대를 충족했을 경우다. 미 주가는 오르고 채권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는 동시에 새로 풀리는 유동성 상당 부분이 미 국채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모멘텀이 국내에도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를 시사하지 않는 경우다. 단기적으로 미 채권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면서 금리 상승폭이 제한될 여지가 있다. 주가 하락폭이 커진다면 이 역시 채권시장에는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잭슨홀 연설 회의론에 美 주가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잭슨홀 연례 회동을 하루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부각된 것과 스페인이 구제금융 요청 결정을 미룰 것이라는 보도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06.77포인트(0.81%) 하락한 13,000.7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과 유로존의 경제지표에 대한 실망감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다음날로 예정된 잭슨홀 연례회동에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3차 양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할지에 관심이 주목된 가운데 조심스러운 거래가 지속됐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 후 지원 조건이 확실해질 때까지 구제금융 요청 결정을 미룰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투자심리에 타격을 미쳤다.

여기에 로버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는 유로존이 와해될 가능성이 50%라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는 다소 실망스럽게 나왔다.

미 노동부는 지난 25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7만4천명(계절 조정치)를 기록해 전주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37만명을 예상했다. 지난 7월 개인 소비지출은 5개월 연속 증가하며 월가 예측치에 부합했다.

상무부는 7월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4% 증가했고, 개인소득은 0.3%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것으로 개인 소득은 8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과 유로존 경제지표 실망감으로 뉴욕증시가 하락해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낮아진 연 1.629%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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