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혜림 통신원 = 뉴욕 금가격은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 점증과 달러화 하락으로 상승했다.

1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3.5달러(0.3%) 상승한 1,227.7달러에 마감됐다.

이번 주 금가격은 약 0.1%가량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하면서 미국 정가를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녹음테이프까지 거론하며 코미 전 국장에게 경고를 한 후폭풍으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 감찰관에 수사개입을 조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선팀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사건과 함께 러시아 당국과의 내통 의혹 수사를 받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금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달러화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발표 후 내렸다.

외환 전략가들은 최근 메이시스와 JC페니 등 소매판매 업종의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가 달러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제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달러화가 엔화와 유로화 대비 하락하면서 전체 달러 인덱스 하락을 견인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0.37% 하락한 99.16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국채는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에 못 미친 영향으로 경제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약화해 가격이 올라 금가격 매수세에 일조했다.

지난 4월 미국 소매판매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전달의 감소세가 상향 수정되었다.

미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5% 증가였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2% 상승이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로는 2.2%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은 2달 연속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4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4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9% 높아졌다. 근원 소비자물가의 전년 대비상승률이 2%를 하회한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3월에 전년 대비 1.8% 상승했다.

한편, 5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12일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97.0에서 97.7로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97.1을 예상했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달 2.5%에서 높아졌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2.3%로 전달 2.4%에서 낮아졌다.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이 이어졌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3%로 예상하고 연말까지 물가가 2%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커 총재는 올해 2번의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반에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3.8%와 70.3% 반영해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다.

전략가들은 미국발 정치적 불확실성이 원자재 거래는 물론 전체 주식시장에 가져올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ETC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마틴 아널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금가격을 지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지난 수개월 동안 뉴욕 증시가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 정책 공약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다"면서, "워싱턴의 정치적 마비상태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증발하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금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븐스리포트의 공동편집자 타일러 리키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리가 동결된다면 금가격이 횡보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금가격이 최소한 온스당 1,200달러를 유지한다면 2017년 상승 추세는 아직 유효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만일 물가지수 상승이나 기준금리 동결 등 실질금리가 낮아지지 않는 한 2017년 금가격 상승 추세는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금거래 전략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같은 이슈는 일회적인 영향을 가져올 뿐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과 달러화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CBC의 애널리스트 바나바스 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금가격에 단기적인 영향을 줄 뿐"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달러 강세 여부와 금리인상 전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에만 두 번의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한데 금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INTL FC스톤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미어는 "최근 금의 활약을 보면 추세전환이라고 오판하고 불트랩(bull trap)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추가 상승이 가능한지는 당분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번 주말에 중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원자재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현황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ailey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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