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최근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대량으로 순매수했음에도 달러-원 현물환율이 하락하지 않은 것은 외국인이 국내 FX스와프를 통해 주식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도 단기투자성격이 강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금융센터는 31일 '최근 외국인 주식자금 대량유입 배경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자금 중 상당부분이 국내 환시로 직접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이 단기차익을 노리고 주식매수자금 대부분을 국내 FX스와프 '셀&바이'를 통해서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센터는 "외국인이 지난달 27일부터 8월20일까지 국내 상장주식을 약 6조6천억원 정도 순매수했다"며 "그럼에도 실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한 만큼 달러 매도물량이 나오지 않았고 이 때문에 오히려 숏커버로 8월 이후 환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8월 이후 스와프 가격이 상승했다"며 "이 또한 외국인의 주식 매수대금과 관련된 '셀%바이' 물량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FX스와프 '셀&바이'는 스와프를 매입하는 거래로, 근일물을 매도하고 원일물을 매입하는 거래를 말한다. FX스와프 거래는 통상 필요한 통화를 조달함으로써 통화 간 자금의 과부족을 조절하기 위해서 이뤄진다.

결국,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대량으로 순매수하는 과정에서 현물환이 아니라 FX스와프를 '셀&바이'하는 형태로 원화자금을 조달했고, 이런 이유로 외국인 주식매수에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지 않고 FX 스와프포인트만 상승했다는 것이다.

센터는 또 "외국인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코스피 순매수액 6조3천억원 중에서 97%에 해당하는 6조1천억원을 프로그램 매수로 사들였다"며 "스와프를 통해서 조금을 조달하고 프로그램 형태로 매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외국인 주식매수는 단기투자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어 "영국을 위시한 유럽계자금이 주류라는 점도 앞으로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등의 추가 완화정책 기대감에서 비롯된 선취매 성격의 단기투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조치 기대감에 수반된 단기자금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실제 정책발표를 전후해 이동 가능성이 크므로 앞으로도 외화자금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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