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은행권이 궈수칭(郭樹淸)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주석의 취임 이후 두 달간 '규제 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궈 주석의 취임 이후 당국은 잇따른 규제 발표, 사기 스캔들 단속, 대규모 벌금 부과 등 하루가 멀다고 규제 관련 사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크게 억제되고 규제 강화에 은행들의 수익 회복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결국, 궈 주석은 투자 심리나 은행 수익 회복세는 꺾지 않으면서 은행들의 무분별한 투자는 억제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은감회는 지난 12일 규제 강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과잉 규제에 대한 위협을 잘 알고 있으며 규제는 장기적인 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당장 지난달 은감회의 지침 전달로 중국 중견은행인 민생은행은 가짜 자산관리상품(WMP)이 자사 은행 지점을 통해 최소 16억5천만 위안어치 팔린 것을 찾아냈다.

이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림자 금융이 얼마나 제대로 통제되고 있지 않은지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WSJ은 꼬집었다.

무디스에 따르면 중국 그림자 금융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65조 위안에 달해 5년 전의 3배,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87%로 늘어났다.

궈 주석은 이러한 그림자 금융을 억제하기 위해 취임 후 금융 규제와 단속을 강화함과 동시에 규정을 위반한 이들에 대한 벌금 규모를 대폭 늘렸다.

평안은행에 1천670만 위안, 화하은행에 1천190만 위안의 벌금을 매기는 등 1분기에만 1억9천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작년 같은 분기의 630만 위안을 크게 웃돌뿐더러 작년 전체 벌금액인 2억7천만 위안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 강화로 주식 및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는 크게 악화했다.

중원증권의 장 강 애널리스트는 "규제 긴축이 반전될 신호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장은 패닉 매도세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감회는 지난 12일 은행들에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주고 강화된 규제는 기존 상품이 아닌 신규 상품에만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감회의 규제는 은행권의 자산관리상품(WMP)을 목표로 한 것으로 위험을 따지지 않고 관련 상품을 보증해주던 기존 관행을 깨고,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투자 결정에 더 많은 책임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중국인민대학교의 자오 시쥔 금융학 교수는 "한가지 조치로 철갑 같은 보증 관행을 깨긴 어려울 것"이라며 "규제 당국, 자산운용사, 투자자들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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