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나홀로 강세가 심화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통화가 일제히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때도 원화의 강세 현상은 꺾이지 않고 있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주(5일~12일)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0.47% 절상됐다. 같은 기간 호주 달러는 미 달러 대비 0.30% 절하됐고, 싱가포르 달러는 0.19% 절하됐다.

주요통화의 경우 엔화가 미 달러 대비 0.81%, 유로화도 1.16%의 절하율을 나타냈다. 영국 파운드의 경우 0.92% 절하됐다.

다른 아시아 통화를 살펴보면 이 기간동안 말레이시아 링깃은 미 달러 대비 0.21% 절하됐고 태국 바트는 달러 대비 0.06% 절하됐다.





<통화별 등락률 비교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



원화 홀로 달러 대비 절상되면서 지난 주 내내 달러-원 환율 종가가 1,130원대 초반에서 1,120원대 후반의 낮은 레벨을 유지한 셈이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원화 강세가 기존과 달리 외부가 아닌 내부적 요인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초 원화가 미국 물가·고용 등 경기 지표 결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 등의 영향을 받았던 데 비해 현재는 국내 경기 개선 기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매력을 크게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채권 시장에서 원화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요는 탄탄하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 거래일을 제외하고 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하면서 1조2천억 원 넘게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이러한 시장 심리에는 국내외 주요 기관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이 큰 몫을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2개월 연속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높였다.

국제금융센터는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달 말 평균 2.6%라고 집계했다.

지난 3월 전월대비 0.1%포인트 올려 2.5%로 상향 조정한 데서 0.1%포인트 추가로 오른 수치다.

지난 2일 공개된 한은의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금통위원들은 성장률 전망에서 지난 3~4년과 달리 상방리스크가 하방리스크보다 더 커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 또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10조원 가량의 추경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발표한 5월 '최근 경제동향'에서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추경 등 적극적 거시정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시장에서 주요 외부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면서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한국 내부의 펀더멘털로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시중은행의 베테랑 외환딜러는 "현재 원화의 나홀로 강세는 증권자금 유입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제 미국의 금리가 올해 두차례 정도 추가 인상될 거라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확고해진 상황이고 이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 가능성이 거의 없어져 국내 주식 시장의 '리스크 온-오프'가 가장 큰 가격 변수가 됐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외국인들의 한국물 수요에 따른 전형적 수급 장세라 대외적 지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북한 리스크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옅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영향은 점차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신정부 취임 효과도 원화물 매력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국정 공백 해소 등에 달러화는 이번 주에도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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