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해온 2금융권의 대출 규모도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3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조 원보다 1조7천억 원 줄었다.

앞서 발표된 1분기(1~3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15조3천억 원으로 전년의 17조9천억 원보다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확연히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2천억 원보다 6천억 원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시장 금리상승에 대응하려는 시중은행의 선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된 게 주효하게 작용했다.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속에서도 중도금 대출의 신규 승인과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모기지는 안정적으로 공급됐다.

다만 지난 3월(+3조 원)과 비교해 가계대출 규모가 확대된 데 대해서는 봄철 이사 수요가 늘어난 데다 집단대출도 증가한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특히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2조6천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8천억 원보다 1조2천억 원 줄어들며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상호금융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조8천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조6천억 원보다 8천억 원 줄었다.

상호금융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난달부터 시행되면서 해당 금융회사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보험과 저축은행ㆍ여전사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각각 3천500억 원과 5천억 원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완화했다.

지난달까지 2금융을 통해 공급된 가계대출 증가액은 22조5천억 원이다. 지난해(+26조9천억 원) 기록한 증가 규모의 84%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꾸준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고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며 가계대출이 급증했지만, 올해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맞이한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5월 이후 분양 물량이 확대되는 데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늘어날 수 있어 이에 대한 밀착 감독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발표하는 가계대출 통계는 금감원 감독대상 금융회사와 새마을금고를 통해 실행된 가계부채의 합이다. 공적기금과 우체국 금융 등은 금융기관의 성격을 고려해 제외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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