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하림홀딩스가 제일홀딩스와의 합병에 대비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처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림그룹은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 등 지주회사 2곳을 두고 있어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를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 하림홀딩스, 선진FS·선진햄 지분 100% 처분…경영효율성 제고 목적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림홀딩스는 지난 12일 계열사 선진FS 주식 300만주(지분율 100%)를 처분했다. 거래 상대방은 하림그룹 계열사 선진이다. 처분단가는 3천676원이며, 처분금액은 110억2천800만원이다.
하림홀딩스는 같은 날 계열사 선진햄 주식 80만주(지분율 100%)를 선진에 처분했다. 처분단가는 1만554원이며, 처분금액은 84억4천300만원이다.
이에 따라 선진FS와 선진햄은 하림홀딩스 자회사에서 탈퇴하고 선진 자회사와 제일홀딩스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선진은 제일홀딩스 자회사다. 하림그룹 지배구조는 '김준영씨(김홍국 하림 회장 아들)→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로 돼 있다.
하림홀딩스의 자회사 지분 처분에 대해 하림그룹은 계열사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양돈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선진FS와 선진햄은 육가공품 제조사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회사의 사업은 양돈사업을 하는 선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하림그룹, 제일홀딩스·하림홀딩스 합병 대비하나
일부 전문가들은 하림홀딩스가 제일홀딩스와의 합병에 대비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하림홀딩스가 자회사 지분을 제일홀딩스에 넘긴 것은 합병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제일홀딩스가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할 때, 하림홀딩스의 자산규모와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오너 일가에 유리하다. 오너 일가가 제일홀딩스 지분을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김홍국 회장(41.78%)과 한국썸벧(37.14%) 등 오너 일가의 제일홀딩스 지분율은 78.92%에 달한다. 반면 하림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제일홀딩스(68.09%), 올품(1.19%), 김홍국 회장(0.68%)이다.
하림그룹의 한 관계자는 "제일홀딩스가 상장한 뒤,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1일 상장위원회 심의에서 제일홀딩스의 상장을 승인했다. 제일홀딩스는 다음 달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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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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