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꿈꾸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오는 9월 출범한다. 초대형 IB 자격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은 다음 달 금융위원회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자본금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들은 다음 달 중순께 금융위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한다. 이들 증권사는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등을 위해 인력을 보완하고 전산시스템을 갖추려면 한 달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또 한 번에 접수하는 쪽이 심사가 빠를 것으로 보고 같은 시기에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이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된 데 따라 자본금이 3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중 자본금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가 6조5천960억원, NH투자증권 4조5천960억원, KB증권 4조1천130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730억원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3조7천930억원이었지만 올해 3월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4조1천100억원대까지 늘렸다.

금융위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를 따로 진행하면 초대형 IB 출범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지정과 인가 신청을 한꺼번에 받기로 했다. 금융위 심사가 최장 3개월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늦어도 오는 9월에는 초대형 IB가 일제히 출범할 전망이다.

다만 5개 대형 증권사가 모두 초대형 IB로서 단기금융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자살보험금 미지급 건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아 1년간 새로운 사업을 시행할 수 없는 상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주주가 사회적 신용을 갖추지 못한 경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수 없다.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의 일임형 CMA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의 예수금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랩(MMW)에 예치하고 이에 따른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 적발돼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도 과거 계열사였던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의 파산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는 증권사에 단기금융업을 인가해주려면 예외로 인정을 해줘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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