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지난해 공매도에 시달렸던 한미약품이 1분기 실적 호조에도 다시 대차잔고 급증 현상이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미약품 강세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단 점이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대차잔고는 지난주(8~12일)에 전주대비 21만주가량 늘었다. 지난 12일 잔고 수는 191만6천주로 마감됐다. 전주와 비교했을 때 상장주 대비 비중으로는 2%포인트가량 증가했다.

한미약품 대차잔고가 상장주 대비 17%대로 늘어난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가격이 내려가면 다시 사서 갚는 차입 공매도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미약품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이 종목이 실적 호조에 급등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전일 한미약품은 장중 38만8천원으로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또 지난주에만도 2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주가는 지난달 27일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로 오름세를 탔다.

한미약품 영업이익은 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0%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39.9%로 줄었으나 실적 턴어라운드와 주가가 하락할 만큼 하락했단 인식에 기관투자자 재개됐다.

특히 투신과 사모펀드 등 국내 바이사이드의 러브콜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

실적이 호재가 돼 주가는 올랐으나 속도가 빠르단 점에 공매도도 나올 수 있다고 판단, 대차잔고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A 투자자문사 운용역은 "최근 티슈진 상장 등 제약·바이오 주식 투자 심리가 회복돼 한미약품도 빠르게 올랐다"며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쌓인 가운데 대차도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약품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노리는 기관은 일부 헤지펀드 등에 한정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B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한미약품은 지난해 미공개 정보 유출 사건 이후로 시장에서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종목이 돼버렸다"며 "일부 운용사들은 제약·바이오 매도 포지션에 집중하고 있어 여기서 대차가 쌓였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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