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의 기획재정부 2016회계연도 자산운용평가 등급이 하락한 이유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산운용평가 기준이 해외 연기금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 행사와 독립성 측면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아 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 2015회계연도 자산운용평가 등급은 '탁월'로 국내 연금성 기금 중 1등이었으나 2016회계연도 자산운용평가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등급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기재부 자산운용평가는 기금의 여유자산 운용실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등급은 탁월(최우수), 우수, 양호 등의 순으로 나뉜다. 국민연금은 거의 매년 탁월 등급을 받았으나 올해는 우수 등급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기금평가 등급이 하락하는 이유는 국민연금의 평가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실태를 국내 다른 중소형 기금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했으나, 올해부터는 규모와 성격이 유사한 해외 연기금의 사례를 참조해 별도의 기준으로 평가를 해 등급을 매긴다.

국민연금과 비교되는 해외연기금은 모두 5개로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CalPERS), 일본 공적연금(GPIF),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네덜란드공적연금(ABP),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다.

기재부의 국민연금에 대한 평가는 계량평가 30%와 비계량평가 70%로 구성된다. 계량평가는 중장기(1·5·20년) 운용성과 평가와 해외 주요 연기금과 실적 비교로 이뤄지며, 비계량 평가는 기금본부의 독립성,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 지속가능투자 및 의결권 행사를 위한 의사결정과정의 적절성 등 거버넌스 평가 항목이 포함된다.

국민연금은 계량항목에서는 다른 해외 연기금들과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비계량항목인 기금본부의 독립성 등 거버넌스 평가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최순실 사태' 이후 의결권 행사 구조 개편과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글로벌 연기금 수준으로 구조를 개편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운용평가 하락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 성과급과 인사, 예산 등에서 불이익이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산운용 평가제도가 대규모·장기투자를 지향하는 국민연금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국민연금의 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도록 자산운용평가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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