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긴축 기조를 다소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지난 몇 주간 채권 및 주식, 선물 시장이 매도세에 시달림에 따라 최근 공격적인 금융 규제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노력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다는 미묘한 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4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할 역량이 있다고 언급하며 금융 안정을 디레버리징과 경제 성장보다 더 우위에 놓는 듯한 인상을 줬다.

관영언론인 신화통신도 14일자 사설에서 "중국은 위험 관리로 인해 새로운 위험을 촉발해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해 이전 사설과 다른 뉘앙스를 보였다.

그동안 신화통신은 사설에서 줄곧 단기적인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금융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러한 변화는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디레버리징과 엄격한 규제 이행이 금융시장에 변동성을 확대하고, 경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증시는 최근 5주 연속 하락했으며, 중국 국채 금리는 2년래 최고치인 3.7%까지 올랐다.

4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오르는 데 그쳐 전달의 7.6% 상승에서 크게 둔화했다. 소매판매도 10.7%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인 10.8%를 밑돌았다.

화태금융의 첸 슈진 금융 애널리스트는 "당국자들은 은행들에 은행 간 유동성을 타이트하게 유지하도록 해 디레버러징에 나서고 있지만, 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이것이 잠재적인 체계적 위험을 높이거나 경제 성장률 달성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 민생은행의 웬 빈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은행 간 시장 단속과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의 변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 등에 대한 당국의 의도를 과도하게 해석했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인민은행이 "좀 더 중립적인 기조"로 이동했다며 "이는 "지난 몇 주간 정책 당국들의 빠른 규제 긴축과 과도한 긴축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당장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 12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4천590억 위안(약 75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같은 날 발표한 1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금융당국 간 공조를 강화해 정책의 발표 시기와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합리적인 신용 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한 필요한 유동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신용의 과도한 확장은 막고 레버리지의 증가는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보고서에서 "디레버리징은 단기적으로 계속 (정책의) 중요한 부문의 되겠지만, 인민은행은 시장 유동성과 실물 경제의 자본 수요의 안정을 기본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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