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수수료 인하와 상품 다변화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지평을 넓히고 있으나 실제 신규 상품 실적은 부진한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는 타이거(Tiger) 우선주, 지속배당, 코스닥150로우볼, S&P글로벌인프라 등 총 4개 종목이다.

이 중 거래량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상품은 TIGER 우선주 ETF밖에 없다. 우선주 ETF의 경우 지난 1월 6일 상장된 이후 일평균 11만7천500주 넘게 거래됐다.

이마저도 지난 2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증권사 이벤트로 늘어난 물량으로 추정됐다. 이후 거래량은 일평균 1만1천217주로 90% 정도 줄었다.

A 자산운용사 상품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신규 ETF 출시를 하면 바로 증권사 이벤트를 거는 경향이 있다"며 "기간이나 급격한 거래량 증가로 봤을 때 이벤트로 늘어났을 공산이 크다"고 해석했다.

다른 상품들까지 봐도 제대로 거래되는 상품은 전체 상장 ETF의 80%도 되지 않는다.

전일 기준 100주도 거래되지 않은 종목은 약 50개로 이 중 17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품이었다. 아예 거래가 없던 종목은 7개로 타이거일본니케이225, 타이거200동일가중, 타이거코스닥150바이오테크 등 3개 ETF가 미래에셋운용 상품이었다.

특히 지난 4월 25일에 상장된 타이거 코스닥150 로우볼 ETF는 한 번도 거래량이 100주를 넘긴 적이 없다. 가장 많이 거래된 날은 지난 27일의 51주다. 1주만 거래된 날도 있다.

유사한 테마로 만들어진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중형주 저변동성 ETF의 경우 지난 3월 말 상장된 이후 일평균 6천700주가량 거래되고 있다.

전일 상장된 S&P글로벌인프라 ETF 실적도 미래에셋이 가장 부진했다. 같은 날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S&P글로벌인프라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상장한 가운데 삼성운용은 6만주, 한화운용은 500주 이상의 거래를 성사했다. 반면, 미래운용의 ETF 거래량은 112주에 그쳤다.

미래에셋운용이 코스피200 지수 ETF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다른 상품에서 고전하는 데에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친 상품 라인업 확대로 제대로 수익률이나 괴리율 등의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B 증권사 상품 관계자는 "미래에셋운용의 상품이 다양성 측면에서는 좋지만 실제로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적 오차가 커지는 경우도 많다"며 "이에 괴리율도 발생하고 1~2주만 팔아도 수익률이 뚝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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