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증권가 부실채권 규모가 서서히 늘어나는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소수의 회사에 부실채권이 몰리며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고정이하 여신자산 규모는 지난 연말 기준 1조2천190억원으로, 전분기 1조1천968억원보다 더욱 불어났다.

금융기관은 대출 자산 건전성을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따라 '정상

',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한다. 부실채권은 이 가운데 고정이하의 여신자산을 통칭한다.

부실채권이 집중된 곳은 미래에셋대우와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이다. 이들 회사가 보유한 규모는 총 5천억원이 넘는 수준으로, 업계 부실채권의 절반 가까이를 3개 회사가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2천187억원에 이르며 업계 가장 많은 수준을 보였다. 이 회사는 옛 대우증권의 합병 과정에서 기존의 부실채권을 그대로 떠안으며 절대 규모가 많이 늘어났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유진투자증권은 부실채권의 절대 규모와 부실채권 비율이 모두 높은 기관으로 지목됐다. 이 회사가 가진 부실채권은 1천636억원으로, 전체 자산 가운데 고정이하금액의 비율인 고정이하 비율이 12%에 육박했다.

고정이하 비율(부실채권 비율)이 높을수록 기관의 자산 건전성은 악화했다고 본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고정이하 비율이 14%를 넘어선 뒤 작년 2분기부터는 12%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1천47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1천94억원보다 부실 규모가 다소 크게 불어났다.

이 회사의 경우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실채권과 함께 종금업 라이선스를 통한 대출금 가운데서도 부실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일부 소형 증권사는 부실채권의 절대 규모가 크지 않지만 부실 비율이 과도하게 높았다.

리딩투자증권은 고정이하 자산의 비율이 전체의 35%를 넘어섰고, 유화증권과 골든브릿지는 부실채권 비율이 각각 11%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