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해임에 따른 파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으로까지 확산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 성장 정책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커 당분한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퍼블릭 폴리시 폴링(PPP)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692명을 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48%가 탄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대는 41%, 나머지 11%는 찬반 입장을 말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커넥션'을 수사한 코미 FBI 국장을 지난 9일 해임하고, 수사에도 개입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이후 진행된 설문 조사였다.

악재는 더 터져 나왔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방미 중이던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슬람국가(IS) 문제를 논의하던 중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고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러시아 외무장관 회동과 관련한 대화록 사본을 백악관에 요청했고, 여당인 공화당에서 등을 돌리는 등 정치적 입지는 더 좁아졌다.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에 어떤 수사도 중단하라고 요청한 적 없다고 반박 자료를 내기도 하는 등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사임하기 한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탄핵 이슈는 금융시장에 단기 악재로 판단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974년 닉슨 대통령 사례에서는, 이미 1차 석유파동으로 미국 증시가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닉슨 대통령의 사임발표로 낙폭이 더 커졌다.

1974년 8월 9일 사임 이후 같은 해 12월 6월까지 30% 다우 지수가 밀렸다.









탄핵 문제가 불거졌던 1998~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에는 주가지수가 대세 상승장이었다. 1998년 12월 19일 하원에서는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이듬해 2월 12일 상원에서는 부결되면서 변동성이 유발된 측면이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탄핵 이슈는 단기 시장 충격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최근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시장 추세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측면에서 탄핵 이슈는 신성장 정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만들어내며, 달러 약세로 반영되고 있다.

다만, 탄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 및 보유자산 축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탄핵 이슈로 감세 등 정책 동력이 힘을 잃을 것인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트럼프 행정부에 맞춰 긴축하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절차가 진행되면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생기면서 달러-원 환율이 방향을 위로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른 은행 딜러는 "탄핵 문제가 초반에는 약세 재료가 되면서 제한적 요인에 그치겠지만, 탄핵안 발의가 있으면 달러화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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