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최근 유로화 강세가 서울외환시장의 달러-원 하락 압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약세까지 겹치면서 연저점 돌파를 예상하는 시각도 많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7일 "글로벌 달러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정책 지연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최근 꾸준히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며 "유로화 강세는 달러인덱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달러화 약세를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일 발표된 지난 3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무역수지는 309억 유로 흑자로 집계됐다. 앞서 2월 기록인 178억 유로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고, 작년 같은 기간 282억 유로보다 많다.

수출(계절조정 전)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고, 수입은 14% 늘었다.

1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는 전 분기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1.7%를 기록해 앞서 발표된 예비치와 같았다.

경제 지표 호조에 유로화는 단숨에 1.10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물론 1.11달러 상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직 섣부르긴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기대하는 시각도 많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해온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층 누그러져 유로화 강세가 최근 도드라졌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아무래도 유로존과 우리나라의 최근 공통점을 살펴보면 대선을 거쳐 굵직한 정치적인 이슈가 일단락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히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라며 "유로화 강세에 원화도 편승하는 분위기여서 달러-원 환율에는 하락 압력이 더욱 높아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날 장중 연저점을 하향 돌파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연저점은 지난 3월 28일 장중 저점으로 기록된 1,110.50원이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미국 트럼프 정부 정책 불확실성에 글로벌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는 반면 세계적인 리스크온(위험선호) 분위기에 신흥국 통화는 강세인 상황으로 당장 달러-원 환율을 위로 끌어올릴 만한 재료는 없어 보인다"며 "연저점 경신이 유력시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로화와 연계한 달러-원 거래는 단기적인 재료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지난주에도 유로화가 1.10달러를 상승 돌파하고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최근의 물가상승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되돌림이 나타났다"며 "유로화 강세를 추세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여 당장은 단기적 재료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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