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 해외사업부가 지난 1분기에는 큰 폭의 실적 악화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보복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데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중국에 의한 피해를 일부 만회한 덕분이다. 그러나 오는 2분기부터는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이 예상된다.

17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할인점사업부는 지난 1분기에 해외부문에서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매출은 5천610억원으로 전년대비 14.2% 감소했지만, 동남아의 손익개선으로 해외사업 영업적자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 해외부문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었다"며 "사드 영향이 3월부터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늘어난 중국 사업의 손실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만회한 셈이 된다"고 평가했다.

롯데마트의 해외사업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5.3%에서 1분기 40.3%로 감소했지만,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4.3%에서 1분기 47.1%로 높아졌다.

지난 1분기 기준 중국에서는 112개의 매장을 운영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46개의 매장만을 운영한 것을 고려하면 점포수 기준 절반도 되지 않는 인도네시아 매출이 더 컸고 매장 효율은 더욱 차이가 벌려지고 있다.

전체 해외 기존점 신장률도 현지통화기준 11.0% 줄었고 특히, 중국이 23.7% 감소했지만, 인도네시아는 1.6%, 베트남은 3.6% 성장했다.

다만, 동남아의 선전에도 2분기 이후는 중국의 영업정지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손실 폭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99개 점포 가운데 여전히 74개는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에 따른 강제 영업정지를 당했다. 이외도 13개는 자율휴업 중으로 전체 점포의 90%가 문을 닫았다. 남은 12개도 반한 감정에 사실상 손님이 끊겨 휴점 상태로 전해진다.

피해 규모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약 750억원대의 손실을 보았다. 5월에는 1천억원대까지 손실이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 소방개선 조치를 통한 영업 정상화에 주력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급하지 않은 비용 통제를 통한 자금 유출을 최소화시키고 관계회복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상적인 외교라인이 가동돼 한중관계가 복원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3월 초부터 운영 중단된 중국 롯데마트 공식홈페이지가 최근 들어 다시 문을 열었다.

사드 부지 제공이 결정된 지난 2월 28일 롯데그룹의 중국 홈페이지가 사이버 공격으로 다운됐고 그동안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는 "죄송합니다, 홈페이지 수리 중입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뜨고 연결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롯데마트를 소개하는 정상 화면이 뜨면서 원래 상태로 복구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홈페이지는 정상적으로 복구됐지만, 마트의 영업정지 상태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직접적인 영업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실적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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