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개선된 실적을 앞세워 차환용 회사채 발행에 뛰어든 건설사 한양이 결국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BBB+(안정적)'인 한양은 3년물로 200억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전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결과는 전량 '미달'이었다. 한양이 제시한 희망금리밴드 내로 들어온 주문은 전혀 없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기관들이 건설업종 회사채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등 외연을 넓히고 있지만, BBB급 회사채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렇다 보니 향후 이자비용 상승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예측 실패로 희망금리밴드 상단에서 발행을 확정하게 됐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오른 점도 이자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전일 기준 한양의 2년물과 3년물 개별민평은 각각 6.631%, 7.515% 수준이다. 차환대상인 한양의 2년물 회사채가 당시 6.267%로 발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금융비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양의 '미달'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양은 최근 네 차례의 수요예측에서도 모두 투자자 확보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한양은 지난 2013년 두 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400억원, 2015년 200억원, 2016년 200억원 등의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매번 업종 불확실성과 신용등급의 벽에 가로막혀 투자자 확보에 애를 먹었다.

업계 관계자는 "BBB급이라는 악조건 탓에 투자자 모으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한국산업은행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정해진 물량을 발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양의 회사채 발행에는 산업은행과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관사로 참여했다. 추가 청약에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산업은행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175억원과 25억원의 물량을 떠안게 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A급 회사채에 대한 기관들의 인식이 개선세를 나타내는 것과 달리, BBB급의 경우 이렇다 할 변화의 조짐이 없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BBB+'인 아주산업은 투자자 확보에 성공한 반면, 올해 초 발행에 나섰던 한라와 한진이 수요예측 '미달'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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