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부실기업 골라내기가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재무제표만 꼼꼼히 살폈다면 구조조정이 벼랑까지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인포맥스는 구조조정 해법과 기업의 실질 가치 분석을 다뤄 보고자 '5분 재무제표'라는 외부기고를 신설합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과 박시대 딜모아 컨설팅 대표가 기업신용분석 노하우를 매주 1회씩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SK네트웍스의 모태는 1953년에 창립한 선경직물회사이다. 이후 선경은 석유산업에도 진출하면서 1976년 사명을 선경㈜으로 바꿨다. 그리고 1977년 6월 증시에 상장했다. 1980년에는 정부가 대한석유공사를 민영화 방침을 발표하자 선경은 유공주식의 50%를 인수하면서 석유사업에 뛰어들었다. 1998년 선경은 다시 사명을 SK상사로 바꿨다.

2000년 SK상사는 SK에너지를 합병해 SK글로벌로 다시 사명을 바꿨다. 2001년의 회계장부가 1조5천587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가 있다고 2003년에 검찰이 발표했다. 그러자 2대 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사가 경영권 참여를 요구하면서 경영권 다툼이 시작됐다.

2003년 SK네트웍스는 채권은행의 채무재조정으로 살아나면서 사명을 다시 SK네트웍스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렀다.

목적사업은 직물로 창업해서 국내외 네트워크 거래선, 물류를 중심으로 석유제품을 추가해 에너지 유통사업, 휴대폰 정보통신 유통사업, Trading 사업으로 다변화했다. 최근에는 렌터카, 자동차 경정비 등의 Car-Life 사업, 동양매직을 인수해 주방가전 및 환경가전 렌탈 사업을 성장사업으로 인식하고 사업을 확장했다. 워커힐 호텔도 운영하는 글로벌 만물상 기업이다.

SK네트웍스를 1994년 SK상사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를 4기로 구분한 재무성과로 5분 재무제표에서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읽어보고 미래를 예측해 보자.









제1기는 SK상사에서 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밝혀지기까지, 제2기는 분식회계가 밝혀진 후의 재무상태를, 제3기는 채무재조정이 이루어진 시점까지를, 제4기는 채무재조정으로 생존한 이후 현재의 성과까지를 구분해 봤다.

◇1기 분식회계의 실체 (SK상사, SK글로벌)

8년 누적순결손이 180억원으로 불어났으나, 매출원천자산은 3조5천640억원이나 된다. 1기에서 취득한 고정자산 1조2천290억원을 포함해 무려 4조8천110억원이 목적사업에서 발생한 마이너스 현금흐름이다.

포괄이익 2조1천520억원은 1999년 SK상사 당시에 보유한 SKT주식의 평가차익으로 인해 자본금 증가로 이어지긴 했으나, 비목적사업 자산에 2조9천810억원이 증가해 자본여유는 없다. 비목적사업의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8천320억원이다. 따라서 목적사업과 비목적사업의 총 사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조6천420억원을 보인다. 순손실은 180억원을 나타내고 있으나 매출원천자산은 무려 3조5천640억원이나 증가했다. 분식회계의 실체가 바로 매출원천자산이었다.

◇2기 분식실체 확인 (SK글로벌)

매출원천자산이 2조7천460억원이나 감소했다. 이는 매출원천자산을 손실 처리한 결과다. 순손실 4조4천140억원은 해외자회사 지급보증과 대지급 손실 1조6천828억원이 포함된 것이다. 목적사업의 현금흐름 마이너스 2조원과 비목적사업의 마이너스 1조원을 포함한 총 3조원의 마이너스 현금흐름에서 유동성을 축소한 5천820억원을 차감한 2조5천억원을 주로 은행차입금으로 메우고 있다. 순손실 4조4천억원은 2천970억원의 손실을 2003년 결산서에 3차례나 걸친 장부기재 정정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3기 채무재조정 방안 (SK글로벌)

채권은행의 채무재조정은 1조6천610억원의 채무조정이익을 포함한 2조8천300억원의 출자전환과 SKT주식 처분(2조원) 등 5조원의 부채를 감소시켜 SK네트웍스를 소생시켜놓았다. 이로 인해 차입금은 출자전환과 채무조정 손실로 4조원이 감소했다.

◇4기 회생 후, 13년 경영성과(SK네트웍스)

누적순이익 1조4330억원에 매출원천자산의 증가는 5천140억원으로 분식회계의 의혹은 없다. 그러나 고정자산의 증가 1조7천370억원(재평가 8천760억원 자본전입 포함)은 순이익 1조4천억원을 만들었지만 FCF는 여전히 마이너스 8천180억원이다.

비목적사업에서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없는 플러스 920억원의 자본재정을 시현함으로써 사업활동에서 늘어난 부족현금은 7천260억원이다. 현금유동성 2천710억원을 포함하여 총 9천970억원을 부채로 충당하고 있다. 차입금은 110억원이 감소했다.

매출원천자산을 초과하는 매입부채로 유동성 확보와 목적사업에 필요한 현금을 지원하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의 최근 2년 재무제표를 읽어보자.









순손실 690억원은 2016년 목적사업 일부(패션, 면세점)를 중단함으로 인해 발생된 것이다. 매출원천자산의 감소로 목적사업에서 1천880억원을 유입시켰으나, 중단사업의 매출원천자산 2천550억원이 비목적사업으로 이동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FCF는 (-)670억원이다.

재무제표 상의 배당금 530억원과 기타 관계사투자 5천290억원(동양매직 인수 6천100억원), 비목적사업자산 2천250억원(중단사업자산 4천060억원)의 증가로 인한 자본재정에서의 현금유출 7천800억원이 발생하고 있다. 사업상 순현금흐름 (-)5천920억원을 현금유동성 4천430억원을 축소하고도 부족한 현금 1천490억원을 차입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재무상태를 보면, 목적사업에 필요한 5조2천690억원을 여유자본 3천120억원으로 일부 충당하고 현금유동성 5천790억원을 포함하여 총 5조5천360억원을 부채로 충당하고 있다. 차입금의 잔액은 2조4천900억원이다. 차입금을 제외한 사업부채 3조원 중에서 매입채무부채가 2조4천860억원이다.매출원천자산 1조8천500억원 보다 6천360억원을 웃돈다. 이는 추가차입을 예고하고 있는 부분이다.

SK네트웍스의 2017년 1분기 잠정 영업이익 29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하여 (-)4.3%이다. 렌터카 사업 활황으로 앞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평하지만 불안한 재무상태로 인해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4.0 강력매수, 평가사가 평가한 상환능력은 AA-(안정적)로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EWIS 22년 PD는 1.14%, BB+. 시가총액의 EDF는 BB+이다.

분식회계 기간 감사를 맡았던 영화회계법인은 3억원의 과징금을 물고 난 이후 한영회계법인으로 사명을 바꾸어 SK네트웍스의 감사를 계속하고 있다.1조6천610억원에 달하는 채무재조정이익과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채권은행의 출자전환은 SK네트웍스를 회생시키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다.

주가를 위한 경영전략을 추구하기보다는 이익잉여현금흐름을 시현하는 경영이 바로 사회에 짊어진 빚을 갚는 길이다. SK네트웍스는 남겨진 책무를 다하라고 5분 재무제표는 말하고 있다.



kifi01@naver.com, www.ew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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