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안 입찰 후 3년 국채선물 순매도 전환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대통령 선거 이후 외국인은 통안채를 매수하고 3년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7일 대내외적으로 채권시장에 비우호적인 여건이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이 짧은 만기의 현물을 사들이고 이를 3년 국채선물로 헤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통안채 2년물 입찰에 외국인이 들어오면 오후 들어 3년 국채선물 매도로 헤지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지난 16일 외국인은 통안채를 1천300억원, 지난 15일에는 6천900억원을 사들였다. 대선 이후 지난 10일부터 사들인 통안채는 8천722억원에 달한다.

반면, 외국인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7천707계약 대량 순매도했다. 지난 15일 7천계약가량 순매수하기도 했지만, 대선 이후 줄곧 매도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일부터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 1만9천867계약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 매매 움직임이 다른 것은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경계심과 한국의 새 정부가 재정 확장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채권에 우호적인 재료가 없는 만큼 단기 현물 위주로 매매하는 것이다.

외국인의 통안채 대량 매입으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통안채는 '귀한 몸'이 됐다. 특히 6월 대규모 만기를 앞두고 캐리 수요가 있는 점도 통안채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연합인포맥스 일자별 만기종목(화면번호 4207)에 따르면 오는 6월 2일에는 통안채 2년물 8조1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6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통안채만 14조8천100억원에 이른다.

한 증권사 채권 중개인은 "통당(통안채 최근월 발행물)의 경우 10bp를 더 준다고 해도 빌려주는 곳이 없다"며 "다들 필요해서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매수하며 출발했지만, 통안채 2년물 입찰에 외국인이 들어오면 3년 선물로 헤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일 외국인 투자자는 3년 선물을 대규모 순매도하고 10년 선물은 장중 2천 계약까지 순매수를 늘렸다가 매도를 확대해 551계약 순매수에 그쳤다"며 "현물시장에서 국채를 매도하고 통안채를 매수한 뒤 국채선물로 일부 포지션을 헤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 통안채 입찰에도 외국인이 들어온다면, 3년 국채선물로 헤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안채를 사고 3년 국채선물을 사는 모습은 외국인이 단기구간 내에서 커브 스팁을 잡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듀레이션을 축소하며 스팁에 베팅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1년 미만 구간은 수요 초과 상태다"며 "장기물은 부담스러우니 외국인도 1년 미만을 계속 사들인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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