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큰 장이 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연초부터 많은 기업이 활발하게 증시 입성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IPO 호황'이라는 과실을 누리지 못하고 악순환 고리에 갇힌 증권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동부증권이 상장주관사를 맡은 파워넷의 코스닥 상장 심사가 철회됐다. 동부증권은 3월 조직 개편을 통해 IPO 강화에 방점을 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파워넷의 상장이 좌절되며 올해 들어 IPO 실적은 전혀 없는 상태다.

앞서 IBK투자증권도 심사철회에 이어 심사 미승인 결과를 받았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파인테크닉스의 주권 재상장 예비심사를 했으나 심사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증권도 올해 두 기업에 대해 심사철회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에만 에스지이주식회사와 이노렉스테크놀러지의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올해 증시가 활황세를 보임에 따라 IPO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이에 연초부터 주요 증권사들은 IPO 인력을 강화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했다. 2분기도 중반이 지난 지금, 증권사들의 명암은 엇갈렸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화면번호 8417) NH투자증권이 6건의 IPO를 주관하며 단연 선두에 섰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사들도 여러 IPO를 성사시켰고 다수 기업의 청구서를 거래소에 접수한 상태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연초 이후 일부 증권사들의 IPO 실적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유일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부실을 숨기거나 내부자 거래 등의 중대 사안이 실사 도중에 발견해 딜이 깨지는 사례가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의 수를 없애기 위해서는 우량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데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딜을 따기에도 급급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 우량한 트랙 레코드를 쌓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관 청약 수수료 등의 도입으로 청약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가 흥행하지 못하면 우량 딜을 유치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 딜의 경우 규모 자체가 작아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우량기업이 아닌 간신히 상장 요건에 부합한 기업의 경우 상장 후 주관사 인수 물량 평가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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