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분석하느라 바빠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수사국(FBI) 수사 중단 압력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8일 미국 정치 스캔들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약세재료만 가득했던 국내 채권시장도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국내 채권시장은 전일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채권금리가 급락하고 엔화가 강해진 영향을 반영해 금리가 하락했지만, 이날도 미국채 금리 급락 등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더 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에 금리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에 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제임스 코미 전(前)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10.1bp 하락한 2.2260%를 2년 만기 미국채 금리도 5.69bp 하락한 1.2458%를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이슈가 단기적으로 얼마나 강하게 확산될지에 따라 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했다.

이들은 실제 탄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이슈 자체만으로 최근 국내 금리 상승폭을 되돌리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전일 국내 시장에서 장중 미국 금리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도 안전자산 선호를 일부 반영했다"며 "미국시장이 주식과 달러가 크게 약세를 보이고 채권금리는 급락하면서 국내 시장도 영향을 좀 더 반영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치적 이슈인 만큼 미국 내에서 국민에게 얼마나 확산될지가 관건이다"며 "숏(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숏커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미국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라 탄핵이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며 "결국 트럼프의 경기부양책 추진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에 금융시장이 반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후 5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나오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료 부족으로 조용했던 국내 채권시장에도 얼마간의 활기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6월 FOMC가 있는데 그 전까지 정치 이슈가 잠잠해지고 고용지표가 잘 나온다면 분위기가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며 "포지션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동안 조용했던 채권시장에 변동성이 생겨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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