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의 중심지 입지인 토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개최한 용산 유엔사부지 투자설명회에는 수백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고도와 교통 등에 대한 제약 속에 입찰 전까지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부동산114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의 10년 이내 새 아파트 비율은 2019년 입주 기준으로 16.2%다. 서울시의 평균인 18.7%를 밑돈다. 내후년에 10년 이내 새 아파트가 30%까지가 되는 마포구와 비교하면 약 절반 수준이다. 용산구와 마포구는 인접했다.

주택이 노후한 만큼 개발압력은 커진다. 정비사업과 아파트 신축공급이 다른 지역보다 높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용산은 강남, 도심, 여의도 등에 가까운 중심부에 위치해 탁월한 접근성을 지녔지만, 상대적으로 부동산 개발, 가격 회복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용산에 개발에 필요한 토지가 나오면서 건설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전일 LH는 용산 유엔사부지(이태원동 22-34번지 일원)를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의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공원과 녹지, 도로 등은 LH에서 시설하고 나머지 일반상업용지를 민간사업자가 개발하는 방식이다.

계획세대수가 780세대인 이 토지는 공동주택을 40% 이하(오피스텔은 공동주택 포함 70% 이하)로 지을 수 있고 기타시설은 30%를 초과할 수 없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지상 건축 연면적 비율)은 600%,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 60%가 적용된다.

대형 건설사와 디벨로퍼, 재무적 투자자(FI) 등이 모인 설명회는 북새통을 이뤘다. 최소 입찰가가 8천31억원인 토지에 1조원 이상의 매각가나 나올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 이유다. 공급면적이 4만4천935㎡(1만3천592만평)이니 3.3㎡당 7천만원 이상까지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고도와 교통, 주변 상업시설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 지역은 해발 90m 높이의 고도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유엔사부지는 북쪽으로 갈수록 경사가 있어 층수에 제한이 심해진다.

한 참가자는 "현재 차량으로 좌회전 진출이 안 돼 강남 접근에 다소 지체가 되고 바로 인근 상업시설 등은 공실도 꽤 많이 보였다"며 "미래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LH는 "용산유엔사부지는 민간부문의 창의성을 접목해 가치 있는 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서울시민들에 온전하게 경제생활에 도움이 되는 중심도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용산 유엔사부지 매각 입찰은 다음달 26일에 진행돼 그날 낙찰자를 발표한다. 계약 체결은 6월 30일이다.





<LH 용산유엔사부지 투자설명회 모습>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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