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한국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세계 제조업의 공급망이 붕괴해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CE)가 진단했다.

CE의 개리스 레더, 크리스털 탄 이코노미스트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한국은 지역 및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에 고도로 통합돼 있다"면서 이 같은 공급망은 한반도에서 대규모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심각하게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CE는 2011년 태국의 대홍수는 수개월 후에도 전 세계 생산에 영향을 줬다면서 "한국은 태국보다 3배 많은 중간재를 수출하기 때문에 혼란은 상당히 더 나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는 중간재의 약 20%를 한국에서 수입하는 베트남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CE는 한국에서 전쟁 발발 시 가장 큰 악영향을 받을 업종으로는 전자를 꼽은 뒤 "한국은 세계 4위의 전자제품 생산국이며, 글로벌 생산 중 6%를 조금 넘는 수준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CE는 또 한국은 자동차 관련 주요 생산국이며 세계 3위의 조선국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CE는 한국의 생산이 타격을 받으면 외국의 다수 기업은 생산 중단 지경에 처하게 돼 전자제품 등의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같은 전자제품이 대략 1%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전자제품 가격이 두 배가 되면 물가상승률이 1%포인트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CE는 "다른 선진국에도 비슷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면서 중앙은행들이 이에 대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CE는 "북한의 70만 재래식 병력은 한국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핵폭탄까지 사용하면 그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CE는 "한국은 세계경제 생산의 약 2%를 차지한다"면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0% 감소한다면 글로벌 GDP는 직접적으로 1%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CE는 이러면서 시리아는 내전으로 GDP가 60% 줄었고, 6.25 한국전쟁은 한국의 GDP를 80% 넘게 감소시켰음을 상기시켰다.

한국에서의 전쟁은 한국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CE는 "전쟁 후 재건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했던 것에 비례해 돈을 지출한다면, GDP의 30%에 해당하는 국가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간재 수출국 순위>

※자료: 캐피털이코노믹스(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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