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금호석유화학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 '금호 브랜드 사용을 허가한다'는 확약서를 최근 산업은행에 제출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상표권을 활용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지연, 무산시키려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박삼구 회장은 더블스타가 금호 브랜드를 활용하지 못하면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브랜드 힘이 약한 더블스타가 금호 브랜드 없이 여러 고객과 판매 협상을 이어가기는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더블스타도 이를 인정한다. 이 때문에 금호 브랜드를 최대 20년 동안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9천550억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제시했다. 시가에 70% 수준의 프리미엄을 제시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금호 상표권에 대한 지분 50%를 보유한 금호석화는 오히려 더블스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물론 금호석화의 지분이 50%에 그치는 만큼 금호산업이 동의하지 않으면 상표권 문제는 미제다.

그럼에도 이를 두고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과거 갈등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지난 2009년 이른바 '금호 형제의 난'으로 서로 등을 돌리고 법적 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박찬구 회장이 지난해 모든 소송을 취하하면서 해빙 분위기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이 화해했으나 동생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돕는 기이한 현상이 연출됐다"고 평가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나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기에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현재 갈등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더블스타는 중국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기업결합신고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법무법인인 클리포드 찬스가 주도해서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태평양이 담당한다.

더블스타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도 금호타이어 인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책은행이 주도한 입찰을 거친 만큼 문재인 정부가 신인도를 고려해 매각을 포기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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