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기업들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하에서 리스크가 보다 낮은 소규모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경영권 승계와 관련돼 많은 딜 기회가 포착되면서 증권사들도 딜 유치에 박차를 가했다.

1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화면번호 8461) 지난해 주요 M&A 중 규모가 1천억원 미만인 소규모 딜은 70% 이상이었다. 전체 408건 중에 120건 만 1천억원을 웃돌았다. 1분기에도 전체 73개 딜 중 52건이 소규모 딜이었다.

전체 M&A 시장에서 소규모 딜의 비중은 지난 2014년 65%에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내외 변수가 많은 경영환경으로 인해 기업들이 큰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아 기업들이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 소규모 딜을 선호하고 있다"며 "소규모 딜의 경우 딜을 따고도 과도한 비용을 치르게 돼 후유증을 겪게 되는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딜의 규모가 작아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인수합병 이후 조직을 통합하고 정비하는 데도 대형 딜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에도 기업들의 소규모 합종연횡은 계속되고 있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제외하고 연초 이후 소규모 인수합병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30여 곳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딜의 경우 트랙 레코드와 인적 기반이 탄탄한 대형 증권사나 외국계 증권사가 선점하고는 한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소규모 딜 찾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M&A를 활성화하고자 구축한 'M&A 중개망'을 활용하는 증권사도 늘어났다. 지난 1년간 이 중개망을 통해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등이 딜을 성사시켰다.

같은 기간 9개 증권사가 35개의 매도 기업과 14개 매수기업을 등록하는 등 활발하게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한 중소형 증권사 IB 부문 관계자는 "전문기업인을 CEO로 앉히고 자신은 주주 역할만 하는 외국 기업들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은 자식이 경영능력이 없는 경우 회사를 팔려는 수요가 높아 여기에서 소규모 M&A 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자식이 여러 명인 경우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기업 인수에 나서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이러한 1천억원 미만 규모의 딜을 많이 유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사모펀드(PEF) 등에서도 경영권 승계 이슈가 있는 M&A 케이스에 주목하고 있다"며 "사이즈가 큰 딜은 외사들이 선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국내 증권사들은 소규모 딜에서 기회를 물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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