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가 기점으로 다시 역전될 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해 7월 초 역전된 이후 11개월 만에 정상화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은 한국 채권금리가 미국보다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한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9일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부채 금리(화면번호 6543)에 따르면 전일 한국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2480%로, 미국은 2.2303%로 마감하며 국내 채권금리가 미국채 금리보다 높아졌다.





한미 금리가 재역전된 가장 큰 요인은 미국채 금리 하락이다.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에 2.6220%까지 상승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며 2.2~2.4% 사이에서 등락했다.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던 3월 FOMC와 트럼프 케어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조성된 점 등이 금리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특히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로 탄핵 여론이 조성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루에 10bp 이상 하락한 영향이 컸다.

반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월 들어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상승했다. 한국이 북한 이슈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 만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와는 다르게 금리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기 부양 기대가 커진 점도 금리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참가자들은 한국채 금리가 미국채 금리보다 높은 상태를 지속할지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당분간은 한국 금리가 더 높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일부 참가자들은 6월 FOMC를 기점으로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채권 딜러는 "최근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미 금리 정상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경기가 아직은 미국보다 좋다고 보기 어렵고 한국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것도 아니라 정상화는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도 보이지만, 그래도 하반기에 계속 인상할 계획이라 다시 역전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 금리가 다시 역전될 수 있지만, 지난해 말처럼 역전폭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폭이 벌어지던 부분은 점차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며 "미국은 지난해 12월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에 접어든 지 6개월이 지났고, 우리나라는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있어 한미 금리가 붙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미국 감세법안 통과 등 실질적인 정책으로 성장성과 물가에 대한 기대가 본격적으로 높아지면 다시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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