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이번 주(3일~7일) 서울채권시장은 부진한 국내경기와 유로존 불안 등의 강세 재료에도, 주요국 정책 발표 및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경계심리와 이미 전저점까지 내려온 금리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수출입은행에서 열리는 경제활력대책회의에 참석한다. 박 장관은 대책회의 이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로 이동하고, 5일에는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다. 국회에서는 이날 정기국회 개회식을 시작으로 4일 새누리당 대표연설과 5일 민주통합당 대표연설이 이어진다.

재정부는 3일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5일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방향을 내놓는다. 6일에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를 공개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일 미국 잭슨홀 미팅 출장 일정을 마무리한다. 7일부터 11일까지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BIS 총재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비울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5일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을 발표하고 6일 개장 전 2분기 잠정 국민소득을 공개한다.

기획재정부는 3일 3년만기 국고채 1조4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 지표로 확인되는 경기부진 =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지표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8월 수출이 429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2% 감소했고, 수입은 같은 기간 9.8% 감소해 409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출 부진은 시장이 예상한 정도지만, 수입은 연합인포맥스의 무역수지 폴 전망치인 423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달 말 발표된 7월 광공업생산 역시 수출 부진의 여파로 전년동월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인포맥스 폴 결과인 0.6%보다 0.3%p 낮은 수치다.

7개월만에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7월까지 넉달째 전년동월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와 함께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대변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수출ㆍ내수 부진과 함께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문제를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의 근거로 꼽았다.

윤 연구원은 "통화정책은 부동산 및 가계부채 연착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미 한국은행이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근거로 '부동산시장 안정과 부채 이자부담 감소'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고 3년 지표채권의 금리가 기준금리와의 역전폭을 24bp까지 확대해 이미 역사적 저점인 2.76%까지 내려온 만큼,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채권금리를 큰 폭으로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증권은 "미국과 중국, ECB와 한국에서는 한 걸음 더 완화된 수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예상한다"면서도 "4분기 이후 경기모멘텀 강화와 유로존의 정책 불확실성 완화, 그리고 연말 대선을 감안하면 연내 추가 인하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국고3년 금리가 2.75%를 하회할 경우 장기채 중심의 이익실현을 제안했다.

동부증권은 한편 수익률곡선의 움직임도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ECB 정책기대, 채권강세 제동걸까 =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밋밋한 수준에 그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와 다음주에 열릴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버냉키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부양책을 쓸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지만 그 시기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잭슨홀 미팅에 대한 반응으로 10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발표 당일 7bp 하락했지만, QE3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채권시장에는 중기적인 악재로 평가된다.

ECB역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재료다.

국제금융센터는 "ECB 정책회의에서 선택가능한 옵션은 SMP(국채직매입) 재개, 정책금리 인하, 추가 장기유동성 공급(또는 담보조건 완화) 등으로 시장참여자들은 특히 SMP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2~13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QE3 시행 여부를 시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현재 경제상황과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부담을 감안할 경우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이 양대 정책이벤트 결과를 확인한후 포지션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9월 채권시장은 호재가 만발한 가운데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이라 강세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시장 흐름을 변화시킬 만한 대형 이벤트가 많은 만큼 대내외 뉴스에 따라 월중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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